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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꽃피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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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마음이쉬는곳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7회 작성일 16-12-01 19:52

본문

겨울을 꽃 피우다

 

 

어제 마지막 남은 한잎을 떨구어낸

나목의 몸빛이

어두운 그림자 검은 빛이다

 

가을을 꽃 피운자리

어둠이 걸터 앉아 겨울의 꽃을 피워 낸다

 

겨울은 침묵의 계절

침묵 속에서도

그 어떤 것의 그림자로 다시 태어나는 계절

 

무성한 이파리들의 길목마다

푸른빛이 아련하지만

푸른빛의 그림자로 꽃을 피운

나목들의 엉성한 침묵이

겨울 스럽다

겨울 스럽게 텅빈 겨울을 피워 내고 있다

 

겨울의 침묵은

무언의 꽃을 피우는

검은 나목마다 열리는 텅빈 바람결이다

 

 

 

 

 

 

12월

 

 

결국 길목으로 접어든 겨울이

길목의 초입을 지나

두번째 대문을 지나 세번째 대문 앞이다

 

세번째 대문이 열리기전

네번째 대문이 열릴것 같은데

겨울이 머뭇거리는 사이

가을이 끝 자락을 채 놓지 못하고

축축하게 젖어 든다

 

겨울이 어정쩡 하다

12월이 어정쩡 한듯 머뭇거리다

어느사이 멀리 달려가고 있을 12월 이다

마침내 한해를 마무리 해야 한다며

툭 허니 나이 한살을 내 던지고

새로운 한살은 삶의 더부살이로

허무하게 묻어 갈 것이다

 

죽기보다 더 싫은

묻어가는 한살

묻어 가는 새로운 한해

매년 그 강도는 깊어서

지난해 보다

지지난해 보다

선택없이 주어지는 나이 한살이

희망과는 자꾸 먼 거리로 늘어 진다

 

12월은 홀가분 하면서도

무거워지는 계절

채울 수 없어서 굴레 같았던

인생의 꼬투리를 무작위로 내려 놓고

새로운 한해로 갈아 탈수 있을 것 같아서 좋은데

희망은 미약한 등불 처럼 가늘어진다

나이를 한살 더 먹어야 하는 새해가

버겁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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