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미리 크리스마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혼자만의 미리 크리스마스
- A Christmas in advance, alone
창망(蒼茫)한 하늘에
머물렀던 겨울의 기나 긴 고독은
남아있는 불안한 표정으로,
구름에 실린 망망한 도주(逃走)
문득, 얼굴 스치는 바람은
그리운 사람의 목소리로 귓가에 와 닿고
먼 공간 가로 지르는 광선은
정지된 시간의 균열(龜裂) 사이로
홀로 눈부심
교체하는 세월이 토해낸
고요한 기억들은 추억의 기슭에서
투명한 음절(音節)로 노래를 하고,
텅 빈 나의 가슴은
또 다시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앞에서
조그만 설레임
하얀 계절은
포근한 눈(雪)으로 대지를 덮고
어쩌다가 마주친,
추억 같은 그대의 쓸쓸한 시선(視線)은
애타는 기원을 영혼의 씨앗에 품고
싹 틔우는 나의 하늘
그 하늘에
야릇한 그리움 설레이며
소박한 갈망의 빛으로
겨울의 잿빛 하늘을
힘겹게 녹이는,
그런 위태로운 가슴의
순박한 울렁임으로
혹은,
깊은 입맞춤으로
- 안희선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
댓글목록
핑크샤워님의 댓글

벌써 12월 이네요
라디오를 켜면 캐롤이 나오구요
근데 크리스마스를 혼자 보내시는 건 너무 쓸쓸할 것 같다는요
마음으로 시인님의 크리스마스에 초대하세요
같이 보내고 싶은 사람들을
그리고 둘러보시면 시처럼 어느새 사람들이 옆에 있을 거예요
절대루 혼자 보내시지 마시구요
그나저나,
지난 가을에 추수를 못해서
올 겨울은 매우 곤궁할 듯
올 겨울은 매우 추울거라는데 걱정이라는요^^.
늘 즐거운 하루 되세요
안희선님의 댓글

전 일년 내내 쓸쓸한 겨울이다 보니..
(솔직히) 크리스마스라고 해서
특별한 느낌은 없어요
글구, 혼자 있어 좋은 건
굳이 욕할 사람이 있다면,
바로 그건 나라는 거 (웃음)
뭐, 미리 크리스마스 하는 저야 그렇다치구..
꽃맘 시인님은 메리 크리스마스 되시기에요
사랑하는, 소중한 가족과 함께요
호른오보에로님의 댓글

참 한해가 금방 가는듯 벌써 12월 달이네요. 무더운 여름이 엊그제 같았는데 계절은 가을을 지나 겨울에 드러섰습니다. 시인님의 깊은 갈무리로 지은 습작의 깊은 어희력을 봅니다. 무언가 정제되어 나온 것들이 시인님의 혜안과 맞닿아서 밀도 있게 그려내신 느낌이 드네요. 크리스마스의 연인들의 키스타임이 그려집니다. 그 찰나를 시적으로 포착해서 그려내신듯 합니다. 안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