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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아본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푸른별똥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31회 작성일 16-11-29 21:39

본문

담아본다

 

누군가를 닮은

저 구름을

하늘에 상처를 내고 간다

누군가의 향기를 실은

저 바람을

주머니에 담아본다

 

하루를 보내며

길을 걷는다

사람들이 얼굴속에

잊혀진 그리움이 보여

눈에 담아본다

집에 돌아와 홀로

저녁식탁에 앉아

온 몸에 담아 보았던

모든 것들을 밤새워 토해내며

소쩍새 울듯 슬피 울었다

 

그것이 전부인냥 울오나니

눈에 담아보았던 모든 것들이.....

기억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서

또 밤새워 울었다

눈으로 보는 세상은

아침이면 사라지는

찬란한 이슬같은 존재,

 

육신이 항아리라면

그 속에 담아두었던

삭아버린 기억들을

사막에 묻자

그리고 걷자

지울 수 없는 하나의

발자국을 위해,

그리고 노래하자

사랑할 수 없었던

옛 사람을 위해 마음껏 술에 취해 보자

 

초라한 옷이 바람에 흐날리고 담아보았던 기억들이

창가의 틈새로 불어오는 찬가운 바람속에 숨을 거둔다.

담아보았던 육신의 항아리에는

늙으신 어머니의 노래가 있고

유년시설 동무들의 코묻은

해맑은 미소가 자란다

그 속에는 강철의 신념을 지닌

젊은 청년의 눈에 서린

때묻은 운동화의 꿈이 서린다

다시, 좀더 가까이 다가서 보니

한쪽 눈을 감아 보이지 않았던

낡고 사소한 기억들이 꽃잎처럼 흐날려

무릎이 시린 어느 날 아침에,

찢어진 깃발을 닮은 육신을

조용히 흔들고 있었다

 

어머니,

들녁에  허수아비 미소지으며

마름명태 같은 육신에 담아두었던 기억들이

어둡고 깊은 골짜기를 걸을때면

하늘의 별이 찬란하게 빛나며

가벼웁고 여린 조가비처럼  작은 생명들이

슬픔에 겨운날은,

인디안 인형처럼 노래를 하며 춤을 추고

나는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길을 걸어요

어머니, 별이 너무 가까이 느껴지면 두렵습니다

빈 항아리 달빛을 머금고 말없이 숨을 쉽니다

아픈 기억들 아직 담을 곳이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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