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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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이
오운교
시골 방앗간 집
알람보다 더 정확한
헛기침으로 새벽 알리던
집안 대들보 무너진 다음
할머니와 어머니 여덟 남매
온가족을 등짐 챙겨 걸머지고
새파란 청년 가장 맡아 산다는 건
푸념으로 얼룩진 파노라마 한편
한 가닥 삶을 사는 세상살이
한 치 앞도 가늠하기 힘든 상황
참을 인(忍)자 곱씹는 한계점에서
거칠게 뿜어내던 길고 긴 한숨소리
시콩시콩 발동기 소리와 어우러져
지금까지 귓전으로 쟁쟁하다
내 짐 위에 가족 짐까지 얹힌
맏이의 중량감 장군바위 무게였지만
이젠 어른들 고향 종산에 평안한 모습
둥지 떠난 핏줄형제들 옹골지게 살아가
하늘로 힘 부쳤던 시절 홀가분히 털어낸다.
댓글목록
callgogo님의 댓글

많이 힘드셨겠어요
맏이는 태어나면서 부터 타고 난다는 옛말이 있듯이
어깨가 넓습니다.
그리고 커요
그건 그만큼 무거운 짐 때문이지요
힘에 부친 무거운 짐을 털어내시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오운교 시인님, 반듯이 그짐(어깨에 무거운짐)은 헛되지 않고
오시인님이 일취월장 하시는데 등불이 되겠습니다
건필과 건운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