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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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기
달을 끄고 단풍을 켜서
우두커니 앉아 있었습니다
제멋대로 날아간 달은
분명 서녘에 코를 박을 겁니다
단풍은 치마를 늘어뜨리고
나를 유혹하고 있습니다
오늘 커피는 무척 씁쓸했으나
내일의 커피는 아마 달달할 겁니다
풀린 내 마음의 나사를 잠그고
만월을 통해 밖을 내다보았습니다
달빛이 온통 스며들었지만
얄궂은 내 마음마저 어쩌지는 못합니다
일기예보는 역시 오늘도 비뚤어지고
먹구름만 두리번거리다가 되돌아갑니다
이것이 사랑일까요? 노을이 맛있게 익었습니다
편지를 뜯어 읽다가 눈물을 휘날렸습니다
졸음운전을 하던 햇빛이 내 머리에 부딪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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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책벌레09님의 댓글

♬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 - 한동근
https://www.youtube.com/watch?v=fmiEBlS5dCk
callgogo님의 댓글

한 수 가르침을 받고 나니,
안개속에 질주가 내손바닥이었군요
배워야 삽니다.ㅎ ㅎ
잘 느끼고 갑니다. 정민기 시인님, 아니 사부님!!!
책벌레09님의 댓글의 댓글

아, 사부님이라고 하시니
갑자기 샤부샤부가 생각납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