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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40회 작성일 16-11-12 08:48

본문

간격

 

이영균

 

 

단단함을 벗을 것들은

무릎 앞에 한 무더기 정갈하다

 

껍질 제거로 내민 말간 얼굴들

연하디연하여 꽂혀 내리는 햇살 눈초리에

전신이 따갑다

 

그 촘촘한 한낮

소란했던 가족들의 기억 하나씩 금줄에 몸 동여매고

떨쳐버리지 못한 아련함 갈빛으로 깊어져

몸에서 습한 기억 말리어간다

 

먼 꽃, 시집가던 딸의 기억이나

가까운 열매인 아이 출산의 소식이나

한해 총총했던 일들 촘촘하다

 

서로 염려하는 만큼 짙어지는 빛깔

간격과 간격 가까이에서 결국

쫀득함이 엿보인다

 

그 빛 더 짙어지고 제각각 성숙해져

정성의 최상단에 모셔질 가치

 

사방에 일정한 다홍빛 간격들

한해의 정성이 빛을 더하는 양짖녘 곶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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