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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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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칭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8회 작성일 16-11-13 23:46

본문

                       양복쟁이

                                                한 규환

 

양복 주머니 속은 비어있다

가죽 장갑은 기스가 나고

정장바지는 헤져있다

이제는 새 옷을 살 때,

하지만 주머니도 지갑도 비어있다

혹시나 통장을 확인해보니

잔고도 비어있다

모두 다 비어있고 배고픔은 찾아 든다

전봇대 밑 들 고양이 밥 먹는데

그냥 언덕길을 걸어 오른다

세단의 바퀴도 구멍난지 오래...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

이제 무엇을 해야하나

집에는 그저 김칫국 한 사발뿐

발 아래 벌레들이 비웃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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