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사소한, 이기적인 사랑 > 창작시

지극히 사소한, 이기적인 사랑 / 안희선


사랑이 마치 새로운 환희인 듯이
즐거워 하는 사람들
그 사랑 안에서는
평생 불변(不變)의 마음

그러나,
한편에서는

증오가 마치 새로운 절망인 듯이
괴로워 하는 사람들
그 증오 안에서는
평생 가변(可變)의 마음

마음이란 그토록, 그토록...

그 마음이 가장 솔직해지는 순간은
오직, 무책임에 관한 것들

이를테면,
싸늘한 얼굴로
과거의 사랑을 지켜보는 일

혹은,
서둘러 등을 돌리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서는 일

그래서,
사랑 그대로의 사랑만
홀로 어리둥절해지는 일

지극히 사소한, 이기적인 사랑만
명랑하게 분주해지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