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어느 저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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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어느 저녁에
저녁이 되자 하늘은
온통 흑장미로 뒤덮었다
누구를 위해 헌화할 심사인지
다른 한 편에서는 또 다른 꽃을 꿈꾼다
웬지 첫사랑을 만날 것 같은
설레임으로 잔뜩 기대해보지만
고작 보이지 않는 가지에서는
투명한 꽃망울만 맺힌 체
기다리다 지친 민낯을
더듬듯 때리고 있다
기대했던 향기조차 없다
부드러울 것이라는 느낌조차도
차갑고 예리하게 찌르는
긴 바늘이 통증만 각인된다
무언가를 기다렸을
흑장미의 그림자 아래에서
실망하며 오가는 추종자들을 본다
계절의 올가미에 빠진 후유증은 감추고
까만 꽃잎을 보며 내뱉은 불만으로 가득하다
차마 만나지 못한 아쉬움이라고는
선뜻 고백하지 못하고
늘 기다리는 것들은 비켜 나간다.
댓글목록
金富會님의 댓글

그래요..정국이 마치 계절을 잊은 장미 한 송이가....어색해보이는.....
외로운 흑장미 혼자..푸른 기와를 머리에 얹고...이리저리.......
추종자들은, 그 향에 취했는지..아니면....추종자의 향기에 취했는지...뭐가 우선인지 모르지만....
좋은 작품 보고 갑니다.
강 시인님.
쇄사님의 댓글

지금은 된통 걸려 주춤거리지만
때가 되면
기다리던 것과 정통으로 만날 수도 있으리라 봅니다.
이런 된장....
커피를 따랐는데 담배꽁초가 뜨네요.
똑같은 종이컵이 문제
幸村 강요훈님의 댓글

머물어 주신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