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을 자르며 > 창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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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첫눈을 버릴 것만 같은 오후

오늘은 새들도 공중을 버렸는지 텅 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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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에 앉아 창밖 지는 가로수 잎을 물끄러미 본다

나무의 피를 먹고 자란 잎들이

나무를 버리고 훨훨 자유로워지는 상기된 표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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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들은 바닥에 닿기 위해

어딘가에 매달려 무거운 시간을 견디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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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서 벗어나 비로소 주체가 된 많은 것들과

버리고 피안으로 떠난 저 수많은 잎의 영혼 뒤로

제자리에 남은 나무는, 나는 

어떤 것들을 버려야 자유로워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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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둑,

머리를 감싸던 피륙의 무게가 사라지자

생각이 한층 가벼워졌다

잡고 있기에는 힘에 부치는 슬픔과

잡다한 생각의 뿌리들

싹둑, 싹둑,

분분했던 나의 계절이 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