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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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의憑依 / 테우리
환생한 라스푸틴의 발작이었을까요 아니면 귀신이라도 씌어 신으로 누리고 싶었던 걸까요 잘 보세요 모가지를 쭈욱 뽑은 것이 마치 시원찮은 오색무지개를 타고 승천을 꿈꾸던 용틀임이잖아요 그 내막을 훑어보면 일찍부터 신통한 박수와 접신 중이었답니다 사악한 선무당을 불러 대박의 점을 치고 있었다네요 아비가 못 다한 유신의 부활을 빌다 최면에 걸린 천상천하유아독존의 꼬랑지가 저토록 자란 걸까요 꼬리를 문 의혹이 수십 년을 대대로 이어지며 똬리를 틀고 있었나봐요 한 치 앞에 놓인 단두대에 놀란 나머지 한때 사슴마냥 꼿꼿하던 모가지도 늙은 구렁이처럼 축 늘어뜨렸네요 요상한 꼬라지들 밟히는 족족 그 사족의 꼬리더군요 아무튼 이래저래 산통은 박살나고 수십만의 촛불에 내비친 신수가 개헌을 들먹이던 자신의 예언처럼 블랙홀로 빨려들며 창백해지다가 날이 새자 다시 훤해지는 걸 보니 지금이 어느 세상 어느 계절인지도 몹시 헷갈리는군요
‘숭구리당당 숭당당, 나무자비조화불’
새로 누리겠다며 그토록 당당하던 당도 복을 빌며 북을 두드리던 대신
덩달아 깨진 쪽박이나 두드리며 염불하는 소리뿐이랍니다
머지않아 산산조각으로 빠개질 무당無黨의 신세
이러려고 공을 들여 저 당을 만들었을까요
참으로 자괴감만 잔뜩 쌓일 말년이군요
댓글목록
책벌레09님의 댓글

몸과 마음을 시에 기대어 쉬고 갑니다.
제 영혼이 시에 옮겨붙은 것 같아요.
문운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시에 빙의가 될 정도라...
역시 벌레 같은 생각, ㅎㅎ
정신 차려야지요
책벌레09님의 댓글의 댓글

벌레라서 그런지,
정신이 안 차려지네요.
저녁 밥상을 차리려고요.~ㅎㅎ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그래서 이름도 잘 지어야해요
요즘 떠들썩한 뉴스를 보면
~실은 쪽이 팔려 손실을 볼듯(?)하고
~득은 쪽을 감추고 이득을 보고 있지요
callgogo님의 댓글

가로세로밑면높이가 정확합니다
병신년이 후딱 가야 정유년이 오겠지요
새해를 기대해 봅니다.
김태운 시인님, 화이팅 ! 멋진 우리 시인님 !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제가 지금 눈이 정상이 아니라 정확하지는 않을 겝니다
흐리멍덩한 상태지요, ㅎㅎ
감사합니다
쇄사님의 댓글

쪽은 쟤들이 팔려야 하는데 어쩌자고 우리가 더 팔려
이제는 쪽 앞에서 '개'가 짖는 건지....
다만, 쟤들도 보통은 아니니 두루두루 제대로
살펴야 할 듯합니다. 홀라당 벗을 때까지
김태운.님의 댓글

지금 미국 클린하지 못한 어느 할매도 막말에 물을 먹고 있네요
아마도 그네 효과가 있었을 듯...
저도 쪽 팔린 그 그네를 타고 정신이 몽롱합니다
잘 살필수록 결막의 눈만 아프고...
비염인데도 블구하고 코를 찌르는 구린내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