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려고* 2 /秋影塔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이러려고* 2 /秋影塔
아주 현숙한 진돗개 한 마리를 키우는데,
떠돌이 수캐가 하나도 없는 세상에
태어났는지라 아직도 숫처녀다
사람은 남자가 많아 평생 홀아비로 늙는
이들도 많다는데,
이와는 정반대여서 집집마다 키우는 개는
모두가 암캐뿐이니
우리 집 마리를 비롯하여 모두 숫처녀로
살다 갈 팔자들인데,
어라, 어느날 발바리 한 마리 옆에 누워있다
세상에나, 사내라면 몸집이 장대해야 제
구실을 하는 법인데
것두 사내라고 생각은 가상타마는 그만,
물렀거라! 쫓아버렸는데
어라, 요놈 봐라, 공짜로 얻어먹는 개밥에
미련이 있었던지, 아니면 마리한테 딴 마음이
있었는지 내가 없으면 살그머니 개구멍으로
들어와 밥만 축내네
며칠을 지켜 쫓아버렸더니 그만 제풀에
지쳤는지 발바리가 안 오는데,
어라, 이것 봐라! 이번에는
마리가 하염없이 개구멍 쪽만 바라보며 한숨
이라,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꼬
이러려고 발바리 사내를 쫓아버린 건 아닌데,
자리깔고 누운 마리를 보노라면
자괴감까지는 아니고 자책감이 드는데,
마리야! 기다려 봐라, 그놈도 사내이니
어찌 너를 아주 잊어버리기야 하겠느냐?
*대통령 2차 담화문에서 보고, 그 말 참 좋다,
느꼈는데 마침 고현로2 시인님의 시에 이말이
나왔는지라, 무상으로 빌려왔음을 밝혀둔다.
댓글목록
은영숙님의 댓글

추영탑님
제가 콜록이 습격을 받아서 정신 없이
아프답니다
시력도 가로가고 오독인것을... 경솔 함을 혜량 하시옵소서
눈 비비고 잘 보고 갑니다
건안 하시고 좋은 한 주 되시옵소서
추영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하하 그러신 줄 알았지만,
감기가 너무 심하셔서 어쩝니까?
빨리 쾌차하시기를 빕니다.
제목이 재미있지 않습니까? ㅎㅎ
감사합니다. ^^
고현로2님의 댓글

하하하 이러려고에 심취하셨군요.
이러려고는 제가 추영탑님에 차용한 걸로 하겠습니다.
해학적이고 재미있는 분이시군요.
즐감하고 갑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저려려고, 그러려고, 요러려고 등 등
~려고,가 많이 있습니다만,
왠지 이러려고,가 제일 맘에 들어 고현로2
시인님의 글에서 사실은 몰래 훔쳐온 것입니다.
해학이나 위트로 치자면 본인은 고 시인님의
한참 아래로서 이제 배우는 중입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호른오보에로님의 댓글

순간포착 세상의 이런일이에 나왔던 천재견 호야 생각이 나네요 어찌나 영석하던지 사람이나 매한가지지요
녀석 지금쯤 반려견 만나 잘 생활하고 있을까 궁금도 하고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개의 지능은 거론하지 않더라도 ‘어떤 감정’을
가진 것은 분명한 듯합니다.
그 표정이(오던 친구가 오지 않을 적에)
다소 틀리다는 느낌을 줍니다.
외롭게 살아서 정을 뗄 수가 없었다는
논리와 일맥상통하는 것 아닐는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