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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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놈은
남의 말을 듣지 않다
그리고 들을 생각도 않았다
그저 밀폐된 공간 안에서
뒹굴려다니는 허무 조각들을 통째로 집어먹다
나를 지배하는 침입자로
나를 다스리는 그림자가 되어
굶주려 극도로 신들린 것만
붙잡고
빨갛게 여물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썩은 감정들을 묵직하게 등에 업고 살다
그리고 그 놈은
충동하는 마찰력의 진동 따라
세상에서 가장 못난 바보가 되어
합산하는 법을 몰라
뒤로 돌아가는 방법만 연습하다
탁자 밑에 숨어
홀로 때를 기다리다
덫을 치는 것을
내 탓이다고 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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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callgogo님의 댓글

깊은 계곡에 흐르는 계곡물따라
한없이 걸었습니다
반성을 많이 하고 멈추고 나니
정신이 맑습니다
고맙습니다 심재천 시인님 !
심재천님의 댓글

고운 말씀
감사합니다
callgogo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