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이 흔적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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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는 허탈의 알몸
거꾸로 뒤짐 퍼 헛발질하는 고독을
끝이 보이지 않는 채 짜내다
저 너머에 외로히 피어
소름 돋아 홀로 잉태된 감정
기다랗게 등을 펴 시뻘겋게 멍이 들다
말라가는 주둥이 촉촉하게 흔들려
쪼여오는 날카로움에 일자로
구멍 뚫린 쓸쓸함
노련하게 부는 바람 위에서 미쳐 가
정체성 잃은 슬픔 위를 걷는 가려움
모질게 뚜껑 열려 긴 한숨을 짓다
초롱불 킨 그리움
되살아나 힘을 장착한 흔적을 키우다
웃음 지는 비명 극도로 뻣뻣해 져
질퍽한 눈물이 수많은 것을 지우고 닦아내다
미움 아닌 정이라는 이름으로
시월이 물익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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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callgogo님의 댓글

소인이 미숙하게 읽다가 숨넘어 갈뻔 했습니다.ㅎ ㅎ ㅎ
쭈우욱 연결을 하니 심오한 뜻이 가슴에 닿습니다.
흔적이란 미움도 되고 그리움도 되겠지요
늘, 가는세월 뒤에서 앙탈만 부립니다. 미천한 소인은......
시월의 마지막 밤이네요, 심재천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