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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핀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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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면책특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57회 작성일 16-10-31 13:17

본문

 

 

 

  머핀의 영화
   
 
 
 
 
머핀입니다
밀가루와 베이킹파우더 우유와 달걀 따위로 만들어진
초코칩이 박혀
유산지에 쌓여
웬일인지 열차 바닥에 놓여있습니다

아직 한입, 베어 물리지 않았고
아이싱이 고스란히 반짝이는
완전한
머핀입니다 
 
한 남자와 마주 봅니다
아마도 그는 그것이 왜 머핀일까를 생각하는 듯합니다
혹은 하필 달리는 열차에 떨어진 왜 머핀일까를 
열차와 시간이 차근차근 프레임을 바꾸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그 안을 통과해 갔습니다
 
바람의 형태를 쫓아 술렁이는 드넓은 밀밭
베이킹파우더의 미세한 하나의 입자?

어떤 장치도 없이

어떤 장치로서도 아닌
막 그들의 봉투로부터 아슬아슬하게 떨어지던 순간의 그것은 

어디로부터 머핀입니까?


눈앞에 일어났던 일들이
창밖을 내어다 보는 일이 되고
창밖으로 지나가던 일이
작아지다가

멀어지다가

어렴풋이 있을 듯한 산의 윤곽, 갑자기

머핀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쉽게 줍지 못하고 줍더라도 아마 먹지는 못하고
그것은 완전한 머핀이기에 마음대로 버리지 못할 겁니다
 
벤치 위에 누군가 내려놓은 우유갑이나
아스팔트 위에 떨어져 있던
비둘기의 깃털과는 다른
그것이 절대 잃을 수 없는 것이어서
순간 고도를 놓치는 비둘기의 장면이라 해도

"내가 아니라
이곳이 통째로 휘청인 게 아닌가
모든 현상이 현상의 바깥으로 툭
떨어진다"

우리는 오래 마주보았습니다

아직은 머핀입니다 머핀을 바라보는 머핀입니다
 
술렁이는 밀밭의 장면이었다가
불꺼진 제과점의 밀도 높은 고요였다가
아무것도 없는 한 컷, 가까스로

우리는 서로의 미완을 이해할 것 같습니다 

 

언젠가 꼭 한 번 이러고 싶었다는 듯

나는

머핀입니다  

 

갑자기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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