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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헤엄치는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7회 작성일 16-11-02 00:21

본문

우울하고

흉터가 짙고

손톱자국과 화상을 가렸고

병마와 장애, 핸디캡을 극복할 수 없고

상자 안 양 따위

그딴 동심 품기 전 어른이 돼야 했고

낭만에 목말라도 의지할 데 없고

목마르면 고인 구정물도 핥아야 됐고

아직도 그 날의 과거가 환청을 짖고

악몽 속에서 괴로운 장소를 짓고

사회가 침 뱉었고

동료가 널 뱉었고

주린 배를 털었고

뼈대 있는 앞담

정신이 탈탈 털렸고

사기당하고

끔찍한 사건에 연류 되고

억울함은 억 번도 울 심정이고

연민만 앞서 다 슬퍼 보이고

소중한 이의 아픔을 지켜봐야 했고

기도마저 저주를 담고

자제력 잃을 거 같고

생계 범죄와 타협했고

몸을 숨겨

어둠에 빠졌고

현실은 어떤 말로도
위로 될 수 없는 말로末路고

실제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아

의술 대신 상술로 병을 버티는 게 좃 같고

그런데도 죽는 것이 사는 것보다 무서워

쪽 팔려도 찬밥 안 가리고 견뎌야 했고

어버버 말을 잘 못 해

막힌 굴뚝처럼 하고 싶은 말 닫았고

답답하고

외국도 가고 싶고

바람도 쐬고 싶지만

단 하루도 노동 없이 노는 데 쓰면

현실적으로 생활비 감당치 못해

모든 감정이 차단된 듯

업무가 넘쳐 피로밖에 못 느끼고

항상 시간에 쫓겨

허우적거리는 게 일상이고

늘 비에 젖어 있고

비와 먹구름은

영화 매트릭스 기계 세상처럼 게운 적 없고

마치 타인은 로봇처럼 차갑고

난 나를 사랑하지만

재능이 주목받은 적 없고

날개를 펴 본 적 없고

새 보고 세상이 날지 말라 하고

괜찮지 싶었는데

점점 콤플렉스만 신경 쓰이고

한 두 군데씩 건강이 나빠지고

돈 문제 얽매여 있고

베푼 만큼 잃기에 남한테 관대하지 못하고

1년, 3년, 5년 뒤가 불안하고

안 좋은 예견은 언제나 적중했고

돌이켜봐도 이룬 게 없고

10년을, 20년을, 40년을, 평생을 참았고

나이 무색하게 실패한 인생은 고독으로 증명됐고

홀로 집을, 아니 그냥

숨 쉬는 공간을 지키고

점점 단절돼

귀차니즘 늘고

무료 뮤지컬이든지

보통 시민권 행사조차

그 혜택조차 받을 수 없게 되고, 왜냐면

단지 어디 나서기 초라해서고

삶의 질 평균도 아니니

그들만의 리그를

뉴스 속 평범한 인터뷰를

넋 놓고 부러워하고

사랑도

꿈도

사치란 말이 와 닿아

다시, 우울하고

흉터가 짙고

손톱자국과 화상을 가리고

병마와 장애, 핸디캡은 극복할 수 없고...

고통이 고통만을 낳고... 그래도


나름 살아볼 만해

그 눈을 감지 마.

어째서냐 묻는다면

진짜 진지하게

사실 별 해줄 말 없어

다만, 나약하다고 힐난하지 않을게

잘만 사는 사람은 한계를 경험하지 않은 거야, 안 그래?

딱 버틸 정도만 시련을 이긴 거뿐이니.


나의 친구, 혹은 연인,

어쩌면 아버지와 어머니뻘인 분이시여

스승과 은인이거나

자식 또는 핏줄,

한때 원수와 적일 수도 있겠죠

그렇게 다양한 정체라서

왜 삶까지 포기했는지 

경우를 전부 알 수 없지만

자살률 1위 소식 들었을 때

재난 속에 묻히고

누군가 트라우마로 죽고

독거사, 크림빵 뺑소니 같은 비극이 있었을 때

그 사람들 다 바보같이 착했다고,

착한 놈보다 병신이 눈에 띄는 세상이라

외로운 싸움을 해야 했다고

아픈 사연의 주인공들 기억할게.

so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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