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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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고장난 발걸음으로
11월의 가늠자 위에 누워 코을 골다
기둥 세운 콧소리 삐딱하게 점점 빨라져
다소곳히 문이 열리다
누군가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눈화장한 부끄러움 발작을 해
풀이 죽지 않은 것만
서서히 시동을 켜
슬그머니 내미는 손짓이 뜨거워
맨발로 다가오는 겨울
기류의 물살을 곱게 펴
식지 않은 열기가 풍만하게 입질을 하다
비비다 뛰노는 목마름 한없이 부풀어
무엇가를 떠나 보내려
덫에 걸린 슬픔을 태우고
해맑은 빛깔로 나의 가슴을 통째로 빌려 가
문 틀에 낀 그림자 되어
때아닌 헛구역질 핏대 세운
감정을 잉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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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callgogo님의 댓글

멀리 손짓하는 동장군과
이별의 아품의 잔상을 떨치는
한 길목에서 부른 휘바람소리 같이 애잔하게 들립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건안하심을 빕시다
심재천 시인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