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벤트】싸전, 벌을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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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전, 벌을 받다
슬레이트 차양 그늘막,
오색 영롱한 알곡 꽃 숭어리 탐스럽다
용케 시절을 체득하여
곡적(穀賊)*을 피한 벌천지, 한낮 낱알에 뜬 별천지다
햇보리 철이면 약속처럼 날아들어 저들 방식으로 맨알의 땀방울을
흠뻑 취한 후 해거름 녘 떠나는 여정,
일테면 꽃밭의 완전체 구색은 벌의 날갯짓이겠다
콘크리트 철옹성 한 모퉁이 운 좋게 남겨져 연명하는 멍석 밭,
한 마리 일벌이 평생 5g 끼니를 채집한다니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낸 눈물로 지은 밥이라 하겠다
내가 취한 한 술 꿀은 얼마나 많은 그대의 밥을 훔쳤을까
약탈에 도둑 죄명 추가하는
미물이 지은 가중 처벌을 벌의 방법으로 용서한다
문득, 반을 남기고 꿀을 뜬다는 벌통 지기 마음이 살가운 보릿고개다
*곡식의 까끄라기가 목구멍에 걸려 열이 나고 부으며 아픈 병
댓글목록
이태학님의 댓글

미물의 밥을 약탈하는 만물의 영장이
부끄러워집니다.
철학이 담긴 시, 많이 배우고 갑니다.
환절기 건강하시고 건필하십시요.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서술은 쉽게 사유는 깊게...
염두에 두나 쉽지 않은 화두입니다
이태학님의 아버지의 바다는 오래 기억에 새겨지는
한 편이었습니다.
창방에 커다란 등불이 되시니 감사해요.
이면수화님의 댓글

ㅎㅎ 穀賊을 곡식 도적으로 읽다가 * 주석을 보고 아닌 것을 알았습니다.
다 지어놓은 곡식을 도적질해가는 놈들이 농촌에는 많다고 합니다.
묵묵히 땀 흘려 일한 사람들 제 몫이라도 온전히 챙길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하긴 나라가 온통 문 열린 곳간이 되었으니...
잘 읽었습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문 열린 곡간...의미 깊은 한 마디입니다
벌과 벌통지기의 마음으로 세상이 꾸려진다면...하는 바램입니다
읽어주시고 마음 남겨 주심에 감사합니다.
풀하우스님의 댓글

이 세상은 뺏고 빼앗기는 세상 아닐런지요.
벌은 꽃에서 도적질 하고
벌통을 놔 놓은 놈은 벌한테 도적질하고
벌통 놔 놓은 놈은 또 다른 놈한테 통채로 도적질 당하고
제일 양심적인 건 벌이네요
벌은 중매채로 받은 정당한 댓가의 수수료 입니다.
그런데 인간 두놈 이게 문제네요..
언제나 말썽부리는 놈은 인간입니다.
이 세상에 네것 내 것이 없고 먼저 보는 놈이 임자입니다.
그래서 죽으면 억만장자도 빈손으로 갑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글 많이 생산하세요.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네...억만장자도 빈손...
인지혁명과 농업혁명. 과학혁명을 지나는 우리는
불행의 과도기라는...
유발 하라리 작 사피엔스...사람의 변천사는 두뇌의 발달로 치명적 사회로 가는 듯
늘 감사합니다.
잡초인님의 댓글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낸
눈물로 지은 밥이라 하겠다"
최정신 시인님에 절창속에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오랜만에 뵙는 최정신 시인님 건안하시죠
깊이가 끝이없는 싸전, 벌을 받다에 머물다 갑니다
감사 합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초인님이 가을비처럼 촉촉히 다녀가셨군요
눈물로 지은 밥으므로 널리 이롭게 하겠지요
저들 방식으로 초원을 빼앗긴 인간을 용서하는 듯...
용서와 기도는 가을과 잘 어울리는 듯...해요.
뵌적은 없으나 참 사람향기 그윽한 초인님...늘 행운하세요.
쇠스랑님의 댓글

햐! 최시인님의 글은 오묘하면서도
곱고 빼어난 사유, 참으로 뿅가겠습니다
감히, 제 생각의 시상을 말씀드려봅니다^^
감사 합니다 최시인님!
항상 굿데이 되시고 무탈하십시요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가을이 깊으니 저물녘이 을씨년합니다
굿가을 하세요.
이종원님의 댓글

나락을 걷다가 이삭을 남겨두는 것은 힘든 사람들을 위한 배려였다고 하는데
일부러 뭉텅뭉텅 추수길에 놓아둔 것은 도둑을 지우려는 선함이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이 아니라 꽁꽁 묶어두고 가둬두려고 하는 곡간은 누구를 위한 창고인지 모르겠습니다
벌은 문을 열어서 삶을 빼앗기고도 채워가는데,반쯤은 남겨두는 지혜는 성인의 행동같아 보입니다
그럼에도 시의 벌통에서 도적질하는 것은 용서가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보릿고개의 살가운 마음이시니 웃음으로 모른체 해 주시려는지....
최정신님의 댓글

팩트가 시가 되기 위해선 시적 영감으로 현실을 풀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작업이더이다
도시에 남겨진 장터...잡곡 멍석에 날아든 벌의 생계형 일터...
어찌 꿰야 좋을지 오래 고민한 글인데
모자람과 미완의 어중간이 되고 말았습니다
깊은 가을 맛나게 나시길...
현탁님의 댓글

벌이 5g의 꿀을 채집한다 배웁니다 인간들이 수 많은 죄를 저지릅니다
시인의 눈만이 죄를 물을 수 있는 특권입니다
오랜만에 샘의 시를 읽으니 좋습니다 ㅎ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노각은 오이의 완경...
언제나 깊은 사유로 푸는 글을 보며
현탁님의 시상은 삶에서 일상에서 매의 눈으로 낙아챔에 깜놀입니다.
올 가을은 탁님 시의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길...고마워요.
고나plm님의 댓글

시마을 들어온지 한 달 남짓 그 틈바구니에 저의 시도 무럭무럭 자랄 것 같네요
이따금 정상의 시인님 시 선뵈여 모두의 시를 이끄는 모습이 참, 보기 좋은 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시 잘 받아 먹었습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한 달 남짓이라시는데 오래 묵은 향기가 나는 고나님...
아마 창방에 놓아주시는 글의 사유가 깊어서 일겁니다
홍시는 노을빛과 같고 열매의 절경이지요
늘 홍시처럼 말랑하고 달콤한 날들 되세요.
감사합니다^^
은영숙님의 댓글

최정신 님
꼴찌로 왔습니다 존경하는 우리 선생님! 어제는 외출로 귀가가 늦었고
제가 키운 외손자가 군에 (수경사) 근무중 장 출혈로 육군 병원에 입원중
아무 정신이 없어서 이제사 인사 올립니다 혜량 하시옵소서
벌이란 제 소임을 다 하건만 인간은 낯 뜨겁게
자기 욕심만 채우려니 부끄러운 일입니다
무심코 넘겼는데 선생님의 고운 시에서 많은 공부 하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행보 마다 즐겁고 행복 하시도록 기도 합니다
사랑을 드립니다 선생님! ♥♥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가을 산행 하고 오니 은시인님 정을 내려 놓으셨군요
외손자에게 좋지 않은 일이 있었군요...
걱정 많이 되시겠습니다.
젊음이란 든든한 빽이 있으니 곧 나아질 겁니다.
시월 건강한 마무리 하시고 건강하세요.
민낯님의 댓글

최정신시인님만의 철학이 담긴 오묘한 시
감히 누가 접근조차 못하는 벌의 세계를 시화하셨습니다.
읽고 도 읽고 시의 맛에 흠뻑 젖어봅니다.
감사하며 늘 좋은 시로 오시어 행복한 밤입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벌의 세계는 감히 인간이 접근할 수 없는 그들만의 자연의 순응과 계율이 있다듣습니다.
요즘은 기성이 저지른 죄악을 젊은이들에게 넘겨주어야하는 죄책감으로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늦은 밤 소찬의 글에 놓아주신 성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민낯님의 가을이 알토란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