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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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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769회 작성일 16-10-29 08:55

본문




때로는 / 안희선

강(强)한 모습으로 살아가야 낙오되지 않는 세상에서
때로는 약(弱)한 모습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내 안의 강인함이 모처럼 휴식하고 싶을 때,
은닉된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싶을 때,
의식적으로 외면하고 싶었던 나의 약한 모습에서 오히려
세상의 모든 것을 끌어안을 수 있습니다

한 번의 이별, 그리고 영원한 입맞춤처럼
그건 정말 의외롭습니다
그리하여 또 다른 출발이 나도 모르게 손짓할 때,
머금을 수 있는 미소가 낯설지 않다면,
나는 이따금
나의 약한 모습도 주저치 않으렵니다

내 영혼의 나무에 꽃이 모두 시들어지더라도,
그래서 비록 고독하고 슬퍼지더라도,
힘겨웁게 조금 남아있는 눈물을
그 메마른 나무에 따스한 위안처럼
뿌려주렵니다

그리하여 언젠가 다시 꽃 피고
힘차게 열매 맺을 때,
내 낡은 영혼에 드리웠던
외로운 나무의 그늘에 선선히 돌아와 앉아,
나의 약한 모습을 아련한 연민으로
오래도록 기억하렵니다

오늘처럼, 무심한 바람 부는
어느 이름없는 날의 한가운데서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추천0

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주말 아침, 이렇게 반듯한 시 한 편 읽게 되다니요
정갈한 차같은 시를 마시게 되다니요
고맙고도 고맙습니다
밖으로 나가는 거울보며 옷매무새를 추임합니다

callgogo님의 댓글

profile_image callgog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과한것의 끝이 없듯이
작은 것의 끝도 무한대 랍니다
안선생님의 시를 통해서
소심한 비현실을 현실속에 가두게
여러차례 채찍을 받고 갑니다
늘 좋은 시 고맙습니다
건강을 기원드립니다
안희선 시인님!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차마, 시라 하기엔... (그 무슨 생활일기도 아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그럽게 읽어 주신
고나plm 시인님, callgogo 시인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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