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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벤트> 우리외삼촌(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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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48회 작성일 16-10-29 15:06

본문

우리 외삼촌(II) /

 

 

우리 외할매 용하다는 무당말에

지아비 목숨을 살리시겠다며

독하디독한 낙태약물을 들이키시더니

것도 부족하셨나

높디높은 담장위서 몸을 던진 후에

눈치 없이 태어난 유복자 우리외삼촌

그 긴 세월동안 병든 할매 병간호에

백발이 성성해도 외삼촌은 7세였다

 

 

 

우리 할매 가을비 노고지리처럼

이 세상 떠나신 후

어느 땅꾼 따라 팔도를 돌고 와서는

난 생 첨으로 번 꼬깃꼬깃한 쌈짓돈을

내게 건네며 용돈이라던 우리외삼촌

아프다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건강한 것일까

아픈 데는 없느냐는 물음에 늘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우리외삼촌

 

 

 

그런 삼촌 생각에 잠겨있는데

마침 삼촌에게 걸려온 전화 한 통화

김장고추를 좋은 걸로 사 놓았으니

고추는 사지 말라 신신당부를 한다.

무슨 돈으로 샀느냐는 질문에

내가 보내는 용돈 모아 샀다고 한다

7살배기 우리 외삼촌 참 대견도 하지

맛난거 사먹으라고 보낸 용돈을 모아

김장고추 살 것은 어찌 생각 했을까?

 

 

 

삼촌이 보내온 김장 고추

햇살 좋은 가을날만 골라서 말렸는지

고추빛깔이 연지곤지처럼 곱기도 하다.

추천0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를 읽으니, 군의관으로 복무하다가
돌아가신 외삼촌 생각도 떠오르고..

제가 외삼촌을 마지막으로 본 때가
국민학교 2 때였던 거 같은데..

외아들을 그렇게 가슴에 묻은 외할머니의
아픔과 쓸쓸함은 평생 머물렀음이겠지요

시 덕분에 저도 그리운 외삼촌을
추억해 보네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
핑크샤워 시인님,

핑크샤워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시인님! 저희 외삼촌도 딸4에 아들 하나 였지요
용하다는 무당말이 낙태를 해야 외할아버지가 살 수 있다하여
할아버지 살리시겠다고 낙태약물을 드셨는데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삼촌은 태어나셨답니다
그런데 약물탓인지 지능이 7세에 머물렀어요
그래도 마음은 착하지요
할머니 병수발을 삼촌이 다 하시고 효자상도 받았지요
암튼 살아계시는 동안 제가 돌봐 드려야겠지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기를 바래요/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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