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벤트】그래서 구름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그래서 구름
허영숙
바람 부는 날은 억새의 초성이 길다
나는 여름의 젖은 발을 끌고 가을까지 왔다
무리에서 떨어져 나오는 일도 다반사
눈먼 어미가 귀로 채집한 말을
아이에게 떠먹이는 풍경은 얼마나 찬란한 지
병동의 창백한 손목,
박스도 없이 웅크리고 누운 사람
그래서 구름
달을 가려보기도 하고
해를 밀어 보기도 하고
흩어져 보기도 하고
무리를 만들어 덮어 보기도 하고
아무것도 보지 않고 지나온 땅은 없고
외곽은 더 오래 머문다
늘 젖어 있는 뭉클한 물방울
나는 산 것일까
죽은 것일까
댓글목록
고현로2님의 댓글

구름이 흩어졌다 모였다 하며 가을 이벤트를 하는군요.
계절의 변화만큼 느린 것이 공전이고
천천히 바뀌는 구름도 한없이 느린 자전일 텐데
번민이 많아야 그가 변하는 모습을 기록하겠다 싶습니다.
지금쯤은 엄마 미소로 바뀐 구름이 두둥실 할 듯요.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좋은 이벤트라 시집에 있는 시로 참여 했네요
구름이 안가는 곳도 없겠죠
바람따라....
香湖님의 댓글

산 것인지 죽은 것인지는 아는 사람만 알지요.
다시금 뒤적여 봅니다. 익어서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저는 살았다고 봅니다
구석구석 흘러다니며 많은 것을 담지 않을까요~
이태학님의 댓글

너무 슬픈 구름에 머물다 갑니다
좋은 시 감상 잘 했습니다.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구름을 바라보면서
기쁨을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요.
이쁜 구름은 구름봐라 하고 쳐다본 적이 있습니다
쇄사님의 댓글

얼마나 오래 보면 보일까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는 눈,
'한 알 모래알에서 우주를 본다'더니
말의 긴장이 빠짐없이, 골고루, 퍼진
시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구름은 다 보고 지나가겠지요
그래서 가끔은 비도 내려주시공^^
시집의 시로 참여해봅니다
목동인님의 댓글

잘 읽었습니다 부럽군요!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목동인님의 감각있는 좋은 시도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좋은시 많이 보여주세요
오영록님의 댓글

눈먼 어미가 귀로 채집한 말을
아이에게 떠먹이는 풍경은 얼마나 찬란한 지
병동의 창백한 손목,
참 좋군요...////늘 젖어 있는 뭉클한 물방울///
고뇌를 몇 되박이나 우려야
구름이 내려 앉을까요..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화관 쓴 오샘
생각만해도 웃깁니다.
화관 쓴 모습에서도 뭉클 했습니다
풀하우스님의 댓글

"구름"을 보면서
늘 젖어 있는 뭉클한 "물방울"
즉
현상을 보면서 본성을 보면 깨달음이 옵니다.
이것을 보면서
나는 산 것일까 죽은 것일까
화자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와 있습니다.
불생불멸입니다.
반야바라밀의 세계/
인연법,무아,공,즉비,불생불멸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가세 가세 피안으로 건너가세 우리함께 가세 사바의 깨달은 세계로...)
저도 함께 동행합니다.
모르는 사람 아니잖아요..밀어내기 없기요...
허시인님,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길 바랍니다.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댓글을 뵈면, 여러면에서 지식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그만큼의 내공을 쌓았다는 증거이겠지요
가르침이 있는 댓글 고맙습니다
麥諶님의 댓글

참 좋습니다
구름처럼 읽히는 시
역시, 뭉클하군요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고맙습니다
이벤트 참여의 의미로 이 시로 인해 가을을 한 번 더
읽고 싶었습니다
민낯님의 댓글

그래서 구름입니다.
공감하면서 잘 읽었습니다.
항상 건안하시길 바랍니다.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민낯님의 좋은 시도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창작시방에 좋은 시 자주 좀 올려주시구요
안희선님의 댓글

시를 읽으니..
한순간에 세상의 바람은 모두 잠 들고
푸르디 푸르렀던 모습의 여름도
이제는 그렇게 짙은 갈(褐)색 가을의
표정으로 머물고
모진 삶의 한 순간을 슬퍼하며
슬퍼하는 만큼의 떨림으로
조금씩 갈라놓은 땅의 뿌리를 흔들며
여울의 깊고 깊은 울음 속으로 내려가는
눈먼 어미..
그것은 지극히
평범한 우리들의 아픈 꿈이었는지도
그래서 구름
늘 젖어있는 뭉클한 물방울, 아니 삶이라는 꿈
그건 마치,
아무것도 보지 않고 지나온 땅은 없고,
외곽은 더 오래 머물듯이..
하지만, 영원의 윤회라는 잠속에서 깨어나
" 나는 산 것일까
죽은 것일까 "
시인의 낮은 목소리로
삶과 죽음마저 총총하게
반짝일 수 있는 것은
다만 시인의 빛나는 靈感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도 드리우며..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뭐니 해도, 시인들에겐 건강이 제일 소중 - 그래야 詩作도 할 수 있기에)
날마다 건필하소서
日日是健筆, 허영숙 시인님..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늘 시보다 해석을 더 잘 해주셔서 오히려
댓글에서 제가 더 배웁니다
고맙습니다. 안희선 시인님
이종원님의 댓글

나는 산 것일까 죽은 것일까///
구름은 떠있고 싶을까 내려와 흐르고 싶을까?
구름은 내려서기도 다시 올라서기도... 그 구름을 오늘연 여기서 만나봅니다.
여전히...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젖을 줄 아는 물방울은 산 것이 아닐까요
라고 하면서 살아있다고 믿고 싶네요
주말에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나는 산 것일까
죽은 것일까]
음~ 여기를 많이 곰곰히 생각하게 됩니다.
구름으로 이런 멋진 시를 쓰고 싶은데... 부럽습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오랜만 입니다, 잘 지내셨나요?
너무 반갑습니다.
이 가을이 지나가기 전 시인님의 다른 시를 더 감상하고 싶습니다.
늘 건필하소서, 허영숙 시인님.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이장희 시인님
여전히 좋은 시 많이 쓰시고 계시죠^^
맛살이님의 댓글

제가 숨쉬고 있어 시인님의 읽고 있는게 아니라
시인님의 글이 저를 숨쉬게 해주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합니다.
건안하소서, 허영숙 시인님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맛살이 시인님
시인에게 시는 바로 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창작방에서의 활발한 활동 고맙습니다
은영숙님의 댓글

허영숙님
안녕 하십니까? 존경하는 선생님!
꼴찌 인생입니다 또 지각 생입니다 혜량 하시옵소서
구름 속을 거니는 마음 시리고 서럽고
가슴을 휘벼 파는 듯 쥐어 잡고 선생님 뜨락에 서성이다 왔습니다
비에 젖은 무명초처럼......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행보마다 좋은 시간 되시옵소서
존경하는 선생님!!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은영숙 시인님
늘 따뜻한 댓글 고맙습니다
날이 춥습니다. 건강 잘 챙기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