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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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2
-가는 길
간다 춘천!
청춘열차 타고
새파란 청춘이 되어
경춘선,
거북이 같이 느리게 가던,
느린 열차만큼 느린 세월에 취하던,
삼삼오오, 기타를 뜯고 고래, 고래 고래를 부르던,
잡힐 듯 먼 그 녀의 눈 속, 맞잡은 체온처럼 녹아 들고 싶었던,
그런 때가 있었지
열차도 달리고
강물도 달리고
세월도 달려
늘어나는 허연 머리카락만큼 열차는 빨라지고
강물에 잠겨
찰랑거리는 기타소리
늙수레한 낭만만 눈을 감고
추억, 낭만 없는 열차는 시간표에 끌려가고
시 한편 읽기도 전에 닿았다 지나치는
김유정 역, 1908년생 유정은 여전히 스물아홉이고
산등성이, 커피 나누어 마시던 머리 허연 친구 잘 가라 손 흔드는
산, 구비 돌아 닿은 웃버덩
가까스레 버티고 선 물속의 집, 대문열고 맨발로 달려 나온
소양강 큰애기 땋아 내린 갈래머리, 도끼날 맞은 장작처럼 갈라지던
두견이 울음은 없고
흰 고래만 검은 하늘에 둥실 떠가는
댓글목록
金富會님의 댓글

춘천 다녀오셨나봅니다.^^
강물도 세월도, 허연 머리카락도...모두 변해가는가 봅니다.
문득
걱정말아요 그대 라는 노래가 생각납니다.
잘 보고 갑니다. 형님.
香湖님의 댓글의 댓글

으뭉스럽기는 ㅎㅎ
아무튼 언제나 가도 좋은 곳, 춘천
작년 봄에 갔다오고 엊그제 다시 갔습니다
나눠 마신 월남 커피의 맛이 아직도 여운이 남습니다
오영록님의 댓글

소양강처녀~~웃버덩
드디어 장작까지 나왔네요..
감사합니다.
香湖님의 댓글의 댓글

ㅎㅎ
또 뭐시기 없을까요
생각이 그것밖에 안나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