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그 밭은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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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그 밭은기침
골목은 입이다
들고 날고 토해내는 통로다
골똘한 골목이
목에 힘주어 내 고백을 들어준다
토하지 말고 말을 해
모든 담벼락에 귀가 있다면,
난 대화의 도수를 높여
한잔 하자며 등 두드려주고 싶다
골목마다
누구나 이고 진 무게의 흔적이 피어오르고
비틀비틀 텅 빈 구두 소리도
걸어오곤 했는데
공소시효 지난 발길들이 골목 귀퉁이에서
사륵사륵 발톱을 긁어댄다
삶에 긁힌 통로의 비명
주워 담을 수 없는 그 많은 기침들,
날 밝으면 충혈 진 골목골목을 지나
긁힌 식도를 더듬으며
이비인후과에 다녀와야겠다.
댓글목록
허영숙님의 댓글

공소시효 지난 발길들이 골목 귀퉁이에서
사륵사륵 발톱을 긁어댄다/ 다 좋지만 이 부분 특히 좋습니다
골목은 안락해보이고 숨고 싶어지는 공간 인 것 같습니다
주저흔님의 댓글의 댓글

詩효가 지나기 전에 시감옥에 수감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감사합니다.
현탁님의 댓글

모든 담벼락에 귀가 있다면,
난 대화의 도수를 높여
한잔 하자며 등 두드려주고 싶다
저도 그러고 싶네요.
주저흔님의 댓글의 댓글

술운 귀로 마시고 대화는 깊은 눈으로 나누고 싶네요,^^
시 잘 읽고 있습니다.
달못님의 댓글

텅 빈 구두소리도 걸어오곤 했는데... 참 좋습니다. 텅빈 골목의 풍경과 구두를 신은 이의 마음의 풍경이 동시에 그려집니다.
주저흔님의 댓글의 댓글

길은 통하듯 달못시인님의 골목과 제 골목이 통한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고현로2님의 댓글

골목에 흔적이라도 남길까 주저주저하다가
보루꾸 담벼락에 고현로 왔다감
써놓고 갑니당나귀
주저흔님의 댓글의 댓글

잘생기신 머리카락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