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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미성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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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광나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7회 작성일 16-10-26 13:22

본문

해미성지에서/광나루

 

사랑의 목소리 들어

사랑을 배우고

사랑에 취하고

사랑을 위해

육신을 버린 넋들의 눈물

아직도 촉촉한 땅 위에 내가 서 있다

해미성지에

 

슬픔이라는 것

슬픔을 보는

눈만의 서러움은 아니리니

아우성과

물들였던

낭자한 피의 상흔은 눈을 감았지만

에이는 가슴들

돌이 되어

모래알 되어

한 줌의 흙이 되어

아직 여기에 있다

 

사랑은 알리라

처절함 앞에서도

굴하지 않은 위대함을

산 채로 묻어버리고

두 손을 묶어 둠벙에 쳐 넣어버리고

바위에 패대기쳐

잡아당겨 찢기어도

목줄을 조여와도

예리한 칼날이 가슴을 뚫어도

 

그래도

아직도

영원히

사랑은 흐른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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