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에 빈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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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 빈집 하나>
처음 그곳 풍경은
텅 빈 들 너머에
바다가 졸고 있었다
2차선 도로 옆
살짝 구부러진 숲 속에
빈집 하나 숨어 있다
개망초가 웃자라서
구름처럼 지붕을 타고
무질서한 철조망은
생선 가시처럼 얽혀있다
인적없는 폐가는
경매로 주인이 몇 번 바뀐
삶의 애환이 거쳐 간 곳,
덜컹대는 거실 위에
부서진 가재도구
산산이 깨진 유리창
녹슨 수도꼭지는
주인 없는 설움을 말해준다
우연히 그곳에 마음이 쏠려
몇 번씩 이사를 시도했다
처음은 전기시설이,
다음은 상수도, 보일러가
그래서 마음을 접었다
계절 속에 잊힐 즈음
어느 가을비 내리는 날
그곳을 다시 방문했다
개망초 꽃대가 해후의 눈물
입구에 땡감들 서럽게 붉힌다
파도가 들판 너머 손짓하며
집 뒤에 아늑한 산사에서
풍경소리 빗속에 울려온다
잡초에 묻힌 적막한 집,
진정한 모두의 쉼터였다
그 집에 가을이 머물고 있다
더는 인간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듯.
댓글목록
추영탑님의 댓글

글로 봐서는 참 아늑하고 조용할
듯싶은데,
무슨 사연이 있는 것 같군요.
경매를 몇 번씩이나...
더는 인간의 소유물이 아닌 듯...
미스터리에 싸인 집!
감사합니다. 맑은 가을 날입니다.
즐거운 오후 보내소서! ^^
두무지님의 댓글

사실은 그 집이 구입하고 싶어서
몇번 실사를 했던 집 입니다.
노년에 추시인님을 초대해서 자연을 노래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꿈을 가졌었지요.ㅎㅎ
그 느낌대로 시라기보다 썼습니다
감사 합니다.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시인님!
안녕 하시지요
글 잘 읽었습니다
근데 경매로 나온 땅이라면
잘 판단 하신듯 합니다
그런 집은 내가 살기에 좋지 않다고 합니다
이윤을 남긴다면 모르지만요
경매 나온집은 덕이 달아나
피해야 한다고 들었어요
더 좋은 집 짓거들랑 초대 해주세여 시인님!
두무지님의 댓글

감사 합니다
지금은 다 잊고 지내고 있습니다
한 때 시골을 선호한 적이 있긴 했었는데
이사도 운이 따라야 한다는 진리를 터득 했습니다
감사 합니다
평안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