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찾으러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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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찾으러 떠나는 여행/
나를 가둔 틀 속에서 나를 끄집어내자
혼자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까
나로서는 어찌 못하는 막연함 때문일까
나로부터의 도피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정처 없던 두 발이 스스로 묵인 곳
그 곳이 어디인지 몰라도
길 가에 앉아 사람들을 바라보며
홍역 같은 만남들과 도피하고픈 욕구를
동시 다발적으로 누릴 수 있는 곳
색색의 다양함 속에서도 뚜렷한 구별은 없어
어떤 확정도 , 확신도 장담할 수 없는 곳
하여 난 최소한의 규율만 몸에 걸치고도
모든 것이 허용된 자유로운 이방인 이었다
그곳에 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행복한 난
혹여 자유방임(自由放任)주의자는 아닌지?
긴 여정에 지친 몸이
홀린 듯 숨어들어 잠이 든 곳
만도비강 한 어귀에서
안개 낀 숲속의 옹알이처럼
간간히 들려오는 아낙들의 목소리와
느릿하게 때로는 적막하게 흐르는 만도비가
잠이 덜 깬 이방인의 침랑에 슬며시 찾아와
시간의 흐름에 대해 천천히 말해 주는 아침
다가오는 여정의 마침표가 아쉽지 않은 것은
또 다른 여정에서
또 다른 날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창작배경> 인도여행을 마칠 쯤 여행의 아쉬움과 안타까움, 그리고 여행 속에서 새로운 나 자신을 발견한 내용을 표현해 보았습니다.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어쩌면, 인생 자체가 자기를 찾는 긴 여정일지도..
생각하면, 우리들이 벗어날 수 없는 한정된 시간과 함께
명암과 곡절 등이 교차되는 사연 많은 <生>이기도 합니다
인도는 저도 꼭 가고픈 곳인데..
아무래도 현생에선 이룰 수 없는 소망이 되어가는듯
잘 감상하고 갑니다
핑크샤워 시인님,
핑크샤워님의 댓글

네 맞습니다, 그런데 여행을 가 보면
여행지의 분위기 등에 따라
평소의 저 자신의 모습과는 다른 면모를 발견할 수가 있는데요
그럴때면, 내 안의 다른 또 나를 만나는 기분을 느낄 수가 있어서 좋아요
그 모습이 다소 생경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많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