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사랑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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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랑하겠지만
이제 떠나갑니다
부서진 햇살에 영혼 담아
하늘 오르는 새처럼,
그렇게 훨훨 날아서 갑니다
내 마음,
기다림의 장식으로
표구(表具)되어
쌓인 그리움은 뽀얀 먼지
해저(海低) 같은 날들의
끈질긴 정적을 모두 끊고
숨겨웁도록 울고 울다가
담담한 눈물이 되어,
떠나갑니다
죽음 너머 흐느끼는
매 순간(瞬間),
아직도 사랑을 기억하는
꿈 하나만
가슴에 간직한 채
- 안희선
* 故 박영미 시인을 기리며..
댓글목록
하늘은쪽빛님의 댓글

세상에서 가장 아픈 말을 찾아내라고 하면,
서슴없이 이별,을 말하겠어요
더우기 生과 死가 갈리는 이별일까요..
산다는 건,
이별과 맞닥뜨리기 위해 사는 거 같구요
이 가을, 쉬임없이 흐르는 이별의 강변을 거니는 듯한..
깊은 여운으로 남는 시,
머물다 갑니다..
항상, 평안하시길 빕니다
안희선님의 댓글

몇년 사이에 혈육을 비롯해, 지인들을 많이 떠나보냈단 느낌..
말씀처럼 가장 아픈 이별은 생과 사가 갈리는 이별인듯요
귀한 걸음으로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프지 마시고, 늘 건안하시길요
하늘은쪽빛, 채정화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