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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이벤트>가을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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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손성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8회 작성일 16-10-1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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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루/수류 손성태




양 엄지를 포개어 버선코를 꼭, 누르니
속이 꽉 찬 땅콩 두 알이 방금 깬 단풍나무 새순같이 촉촉이 붉다

강 건너 사과밭에는 갈바람이 홍옥의 포동포동한 볼에 입 맞추다가
까치의 시샘에 화들짝 놀라 절름거리며 강을 건넌다

땅콩밭 우에 콩밭에도 추수가 한창이다
밑둥치 채로 뽑는 아낙의 눈썹에 맺힌 땀 이슬에는 철없이 콩서리하는 검정얼굴이 해맑다

갈대밭에 햇영감같은 늙수그레한 갈대꽃이 강물에 웃자란 물비늘을 쓸어 담느라 분주하고 모래무지, 버들치, 피라미는 잽싸게 물속으로 숨어 할딱인다

강기슭에 핀 하얀 구절초가 고추잠자리에 앙탈을 부리는 사이, 무더기로 핀 노란 들국화는 보채는 부나비에게 앞섶을 풀어헤쳐 젖을 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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