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들을 채우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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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들을 채우는 것들>
추수가 끝난 텅 빈 들 온종일 갈바람 상모놀이 그칠 줄 모르고 휘젓는다
흐르는 구름의 미소가 천사처럼 정겹게 느껴지며 안개가 머물던 수중보에 아직껏 낮달이 걸려있다
잘려나간 벼포기 밑동이 떠나간 세월을 통곡한다 억새꽃 깃발은 구름 위에, 코스모스 큰 키 강둑을 넘어 하얀 파도 위에 출렁인다
철 지난 들녘에 황소 한 마리 늘어지고 뭉개진 발톱에는 곪아 터진 무좀이 덜렁대고 쉬엄쉬엄 느린 논갈이는 서 마지기 논배미 줄지 안는다
도로에 무법자 자동차들 뽀얀 먼지가 한나절 내내 귀하신 부동산 중개 손님들? 들판을 하얗게 가로지른다
석양은 어김없이 곱게 피고 노을을 먹고 자란 하얀 들국화 송이송이 맺힌 꽃송이에 알 수 없는 눈물이 고여있다
어둠이 밀려오자 서산 하늘 철새들 울음이 요란하다 순식간에 텅 빈들을 채우며, 철새가 주인인 보금자리라고, 새소리 흥겹게 밤을 지새운다. |
댓글목록
추영탑님의 댓글

스산한 바람 불어오는 들녘에도
풍경과 배경이 되어주는 것들이 있어
쓸쓸하지 않겠네요.
벌써 철새들이 찾아오고,
사람만 그 자리에서 쇠락해 가는가
봅니다.
가을을 꽉 채워주는 글에 몸 담았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
두무지님의 댓글

감사 합니다
늘 찾아 주심에 정중한 인사를 보냅니다
가내 평안과 행운을 빕니다.
쇠스랑님의 댓글

잘려나간 벼포기 밑동이
떠나간 세월을 통곡한다
이 글이 마음에 속 듭니다
늘 건필 하십시요 두무지님,,,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감정에 치우쳐 쓰다보니
내용이 산만해 졌습니다
좋게 읽어 주시니 감사 합니다
귀한 시간 가슴에 남깁니다
감사 합니다.
잡초인님의 댓글

안개가 머물던 수중보에
아직껏 낮달이 걸려있다
저는 이 귀절이 마음에 듭니다
제 텅빈마음을 채우는 두무지 시인님
감사 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수중보에 낮 달?
참 어지간히 그 달도 갈 곳이 없었네요
감사 합니다
평안을 빕니다.
callgogo님의 댓글

텅 빈 들이 있어 새봄이 오지 않을까요?
사람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비우기" 에 비유한
좋은 글이라 감명 깊습니다.
"다 비워야 끝이 보인다" 소인의 지론이지요
큰 산을 두번(암 수술2번)넘고서야 깨우쳤지요
순식간에 텅 빈 들 같지만 꾸준히 비우는 과정을 거친 들 입니다.
두무지 님의 좋은 텅 빈 들에 싫컨 뛰어 놀다 갑니다.
고맙습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비움없이 채울 수 있는 것은 없지요
무지렁이 글, 좋게 읽어 주시니 감사 합니다
큰 수술을 두번 하시고 지금에 건강을 회복하셨더니
그 인내와 고통 짐작이 갑니다
부디 남은 여생 평안을 빕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