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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벤트> 외발 뽑힌 허수아비 /秋影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813회 작성일 16-10-16 12:07

본문

 

 

 

 

 

 

 

<가을이벤트> 외발 뽑힌 허수아비 /秋影塔

 

 

 

봇도랑 물 졸졸 흐르는 둔덕에

발바닥 없는 외발 허수아비 누워 있네

 

 

수확 끝난 벼 그루터기마다 솟아오를 파릇한

벼포기

홀쭉한 쭉정이에 알 담아 보기는 애초에 틀렸는데,

그런 벼모가지 여기저기 꽃처럼 피어 있다마는

그걸 지키자고 지금껏 남아 있지는 않았을 너

 

 

 

일당 없는 파수꾼의 후줄근해진 몸뚱이

지층에서 묻어온 흙, 빼빼 마른 한 쪽 종아리에

살점으로 붙이고

이목구비 비뚤어진 안면에 새빨간 입술만

미답, 미완의 사랑으로 남아있는데

 

 

아, 한두 달 살자고 태어난 치마 입은 허수아비야

아무리 진맥해 보아도 너의 생은 이미 끝난 듯싶은데,

훅 불면 날아갈 영혼 하나 붙들고

부활을 꿈꾸며 이슬 받아 목 축이느냐

 

 

유전자 없는 생, 완전히 죽지 못한 주검

 

 

 

내 너를 수습하여 천국으로 인도할 터이니

정월 대보름 달집 태우는 날까지는 눈감고

오감도 닫고 기다려라

 

 

삼 층 달집 맨 꼭대기에 너를 여왕으로 모시고

여러 사람의 축복 속에 너를 다비하리라

 

 

다시는 허수아비로 태어나지 말라고,

따뜻한 피 도는 사람으로 태어나라고

 

 

 

 

 

 

 

추천0

댓글목록

은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영탑님
안녕 하십니까? 방가 반갑습니다 시인님!
장애 딛고 서있는 가엾은 허수아비에게 따스한 마음으로
다음 생의 행복을 빌어주는 선한 마음에 한 표 올립니다
복 많이 빋으소서
감사 합니다
추영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표 얻어서 기쁩니다. ㅎㅎ

허수아비들이 그동안의 노고와는 상관없이
버림 받을 때입니다.
들판에 널브러져 있는 허수아비,

괴기스럽기도 하고 짠한 그들의 생애가
너무 가엽지요?
 
그들의 영면을 빌어 줄 시간입니다.

감사합니다. 은영숙 시인님! ^^

고나plm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은 정말 시인이십니다
측은지심은 사랑의 발로라지요
언뜻 눈물시인 박용래 시인님이 생각 납니다
마음이 곧 시입니다
시인하십시요ㅎ

추영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시인이 아님을 시인(是認) 합니다.
박용래 시인과 어찌 비교가 되겠습니까?

그냥 시다운 시를 한 번 써보고자
노력하는 글쟁이 비슷한 사람일 뿐이지요.

가을 들판에 나가보면 지금은 별루지만
옛날에는 그냥 버려둔 허수아비들이
가끔 눈에 띄었습니다. 생명 없는 것이
지만 짠한 생각도 들고````

감사합니다. ^^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profile_image 별들이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두달 살더니만
허수아비의 운명이 끝났나 보네요
다시는 허수아비로 태어나지 말라고 기도를 하고
너를 수습해 천국으로 인도를 하고
마음이 참 곱습니다
시인님!
하시는 길에 불당도 지어 주시지요
삼층석탑도 세우시고
복 많이 받으실 겁니다 시인님은..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불당, 석탑은 능력에 부치니
사양 할랍니다.

기도는 해 줄 수 있겠네요. ㅎㅎ
허수아비를 위해 기도를 하면
미친놈 소리를 듣기 십상이니 그것도
마음속으로나 해야지요. ㅎㅎ

감사합니다. 복받으면 절반은 뚝!
드리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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