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벤트>마지막 용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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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용돈/
며칠 전 공단으로부터 통지서가 날아왔다
몇 해 전에 돌아가신
어머님통장에 남겨진 5만원을 찾아가라는,
어머님으로부터
마지막 용돈을 받아들고
우체국에서 걸어 나오는 길에
뉘엿뉘엿 저무는 노란 햇살이
느티나무가지 사이를 뒤척이고
바람 불 때마다 황혼의 갈잎은
어머님 모습 되어 내 가슴속에 나부꼈다.
문득 내 가슴 속에서 시린 것이 내리며
낮은 강물 흘러내리는 소리가 들려오매
뚝배기가 먹고 싶어 식당에 들어섰다
소리 없이 달구어지고 가장 오랫동안
온기를 품고 있는 것들, 된장뚝배기, 어머니
늘 혼자 읊조리다 삼켜버렸던 말
“엄마 사랑해”
된장뚝배기가 다 식도록
오늘 도 못다 한 말
“엄마 사랑해”
뚝배기 한 그릇을 다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답답한 가슴을 뚫고
하늘로 치솟는 물기둥 끝에 걸린
달이 나를 따라오고 있었다, 양수로 가득 찬 달이
댓글목록
책벌레09님의 댓글

가슴 시린 "달이" 두둥실 떠올랐습니다.
문운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핑크샤워님의 댓글

정민기 시인님도 문운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내일부터 새로운 한 주 시작입니다
화이팅 하세요
안희선님의 댓글

마지막 용돈...
시를 읽고 나서 뭔가 말을 많이 하려다가,
다만 <가슴 뭉클함>만 내려 놓고 갑니다
사실, 진정한 감동엔
군살 같은 많은 설명이 필요없는 거죠
잘 감상하고 갑니다
꽃맘, 핑크샤워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