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벤트> 귀정(歸程) 홍시(紅柿) /秋影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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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이벤트> 귀정(歸程) 홍시(紅柿) /秋影塔
감나무 아래 허공 흔드는 소리에
맨땅이 철퍼덕 놀라, 나 또한 얼결에 놀랐는데
자세히 보니 잘 익은 홍시 하나 허공을 놓았구나
감꽃도 한 시절 접고 나면 저리 붉은
홍시 되어 돌아갈 길을 아는데
붉었던 내 마음, 내 모습은 감나무 아래
흑백의 초상화 한 점이라,
누가 먼저 떨어질까, 의견만 분분한 저 감나무
한나절 가을볕은 누런 잎새 사이에 주저앉아
덜 익은 감만 골라 연지곤지 찍어준다
세상이 무중(霧中)이니 감 떨어짐의 순서를
어찌 내가 정하리요
나 잠시 저들의 붉음에 마음 섞고
청춘을 다시 본 듯, 이제는 되었거니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감나무에 홍시가 익는 계절,
글 속에 감이 익는 사연이 물씬 풍깁니다
홍시의 사연만큼 가을은 오묘한 감정을 우리에게
전해주는 것 같습니다
건필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감은 익을수록 보기 좋고 맛도 있는데
그걸 바라보는 사람은 그와는 정반대의
노년을 맞으니 안타깝지요.
절정을 맞은 감나무 아래서 지나간 절정을
되새겨 보는 처량한(?) 신세라니....
감사합니다. 두무지님! ^^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홍시 떨어지는 소리에 놀랬다고요 ㅎㅎㅎ
잼나요
나이들면 그 소리마져 못 들어요
맘껏 즐기면서 사세요
행복하게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감나무 하나 있는 걸, 글로 몇 십 번
우려 먹습니다.
땡감 우려 먹듯이, 이제 감나무도
진이 다 빠졌을 겁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은영숙님의 댓글

추영탑님
밤새 안녕 하십니까? 반갑고 반갑습니다
노란 이파리에 붉은 홍시감...... 모두가 입맛 다시는 쓸모많고 만인이
탐내는 홍시감......인간 보다 났구려 ......
인간은 늙으면 누리팅팅 볼 모양 귀양가고 지천 구러기로
갈곳은 고래장길 인데 ......
나 잠시 저들의 붉음에 마음 섞고
청춘을 다시 본듯, 이제는 되었거니//
희망적인 고운 시에 역씨 젊은 오빠 답다 생각 하고
즐겁게 쉬다 가옵니다
감사 합니다
추영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감은 익기를 기다리지만
사람은 늙으면 죽기를 기다리니, 절정은
천양지차입니다.
이 젊은 오빠도 그날을 기다리는 신세이니
잠시 붉은 감의 붉음에 섞여, 오히려 젊어서
붉던 그 시절을 회상해 봅니다. ㅎㅎ
젊은 누님께서도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