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 마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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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 한 잔 마시며 / 안희선
친구여,
계절이 굳이
차가운 곳으로 가야한다면
우리
따뜻한 호흡 옆에서
차 한 잔 마시지 않으려나
오랜 기억 속에서
메마른 나뭇잎은 가만히 얼굴 들어
잊혀진 푸르름으로
허공의 바람에 실려 날아오르고,
덧없이 흐른 세월은 어느 사이
추위에 움추린 하이얀 이끼되어
바위를 껴안고 있다
그 모습 애처러워
눈가에 이슬이라도 맺힐 수 있는
그런 마음
아직 우리에게 남아있다면,
충실한 삶의 미명(美名)아래
흐트러진 꿈의 잔해만이라도
불현듯 추스리고픈 애정은
나도 모를 외로운 그림자 곁에
추억처럼
어른거리는 불길
주저하는 걸음걸이나마
우리,
서로에게 다가서서
시린 마음 녹일 수 있을까
그래서
천진했던 맑은 미소가
잿빛먼지를 털고
창백해진 입가에 다시 머무를 수 있다면,
세상이 비록 추위로
인생을 저울질하자고 해도
차라리 벌거벗은 몸이 되어
세상살이 삭막한 마음 속에
어쩌면 남아있을지 모를,
최후의 사랑 불태우는
난로는
너와 나의 가슴인 것을...
친구여,
그런 따뜻함 넉넉한 풍경 속에서
우리
그렇게
차 한 잔 마시지 않으려나
Citrus Tea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따뜻한 맘으로 차 한잔 마시자
아름다운 가을을 느끼며
참 좋습니다
핑크샤워님의 댓글

시인님, 점심시간입니다
식사 후 차 한잔 같이 하면 좋지요
차는 보이차로 하면 더욱 좋겠습니다
네? 없으시다구요?
그럼 제가 대접하겠습니다.
10년묵은 보이차 부스러기가 좀 남았거든요
따듯한 하루 되세요
안희선님의 댓글

이 시대는 문학이 종언 終焉을 고한 시대..
사실, 문학이란 건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셨지만
뒤늦게 카드 긁어 조위금을 보냅니다
하여, 이런 글 같지도 않은 글이나마
차 한 잔 함께 할 것을 권해 봅니다
머물러 주신 노정혜 시인님,
꽃맘 핑크샤워 시인님
고맙습니다
곽진구님의 댓글

저도 의자 하나 놓아도 되요? 전 차 맛 잘 몰라..커피로 할께요. 종이컵에 자판기 커피도 좋아요. 전 아는게 많이 없으니까 세분 이야기 듣고만 있을께요.
계절이 굳이
차가운 곳으로 가야한다면
우리
따뜻한 호흡 옆에서
차 한 잔 마시지 않으려나
배가 볼록한 흰 엽찻잔 두 손으로 감싸는 기분 듭니다.
1연요..감사함요.
안희선님의 댓글

저는..
의사가 커피 마시면 죽인다고 해서
- 왜?
복용하는 약과 카페인이 결혼하면, 그 즉시 毒藥이 된다나 어쨌다나..
하여, <손쉬운 자살약>은 늘 상비되어 있다는 (웃음)
참, 말씀하신 葉茶는 무방할지도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곽진구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