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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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벌
멀리 보이는 섬에 놓고온
신발하나가 그립다
나의 검은색 잎새들이
나무에 달려 달빛을 머금는다
그 모양새가 처연하여
그 밑에 앉아
나의 잃어버린 신발하나를
애타게 찾아 보는데
저 멀리 보이는 섬에는
언제나 내 발 보다 큰
오래된 신발하나가
섬 모래 밭 위에
한 개의 발자국이
목발속에 스며들어
죄
와
벌
파도속으로 점점히
사라진다
밤새워 토해내는
사내의 울음소라에
파도가 검은 하늘을 먹고
별이 떨어진다
이제 그만 창문을 닫자
시름 많은 사내의 어깨에 낯선 손길이 닿으면
외로웠던 사람의 길위에 신발하나 놓아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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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공잘님의 댓글

숲의 얼굴은 섬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그렇게도 맹렬하게 불을 지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지막 행, 세계와의 화해가 아리군요.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