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6] 꿈의 동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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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동산에서/
기구가
커다란 원을 그리며 돌고 돌면
각각의 색을 덮어 쓴 사연들이
원 밖으로 튀어 나온다.
노랑 아이의 옷을 입은 사연은
오랜만에 엄마를 만나서
너무나 행복하다고,
파랑 소년의 옷을 입은 사연은
모처럼 친구들과 함께한
시간들이 즐겁다고,
분홍빛 연인의 옷을 입은 사연은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는
시간이어서 행복하다고,
보랏빛 여인의 옷을 입은 사연은
먼저 떠나보낸 아들이
너무나 보고 싶다고,
노을이 하늘에 걸릴 때 까지
끝내 튀어나오지 못한 사연 하나
몇 시간 째
꼭 다시 돌아오겠다던 엄마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하얀색 사연
기구는
땅거미가 몰려와도
차마 멈출 수가 없어서
엄마 오기를 기다리며 돌고 또 돈다.
댓글목록
핑크샤워님의 댓글

언젠가 놀이 동산에서 엄마에게 버려진 아이를 본 적이 있습니다
아이는 엄마가 꼭 돌아 온다고 기구에서 내리려 하지않고
울고 있엇지요,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누구에겐 즐겁고 꿈을 주는 동산이
누구에겐 평생 아픔을 주는 동산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해서, 글로 한 번 써 봤습니다
안희선님의 댓글

요즘 세상엔 神마저 저버린 것 같은 풍경들이 많이 있지만..
사람들의 꿈의 공간인 놀이 동산에도
그 같은 어미 잃은 아이의 아픔이 있었네요
세상의 아픔을 바라보는 자애로운 시선이
돋보입니다
- 물론, 그런 걸 의식해서 이 시를 쓰신 건 아니었겠지만요 (자애로은 시선을 강조하기 위해)
아마도, 그건 시인의 마음에서 절로 우러나오는
고요한 <어미의 사랑>에서 비롯되었음이겠지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
꽃맘, 핑크샤워 시인님
핑크샤워님의 댓글의 댓글

네, 시인님
이런 저런 사유로 버려지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인구가 줄고 있음에도
이런 아이들을 우리나라에서 입양하지 못하고, 아니 안하고
해외 입양이 많이 이루어지는 현실이 매우 안타까운 일 입니다
여기는 저녁이니 그곳은 오전이겠군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시인님
그려그려님의 댓글

저도 전철 입구에 아이를 버리고 간 엄마를 목격한 적 있습니다
아이는 그 자리에서 빙빙돌며 엄마를 찾으며
끊임없이 울어 대더군요
지금쯤 청년이 되어 있겠습니다
핑크샤워님의 댓글

그렇군요
저와 똑 같은 심정이었겠습니다
한 동안 아이의 울음이 귓전을 맴돌고
아이의 엄마의 야속한 얼굴이 떠올라 잠도 오질 않았겠죠
들러주시고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려그려 시인님
평온한 저녁 되세요
Sunny님의 댓글

겁이 많아 놀이기구를 못타는 편인데
핑크샤워님의 시편 덕분에 용기내어 놀이기구를 타봅니다
머물다 갑니다.
핑크샤워님의 댓글

반갑습니다.Sunny님, 이 놀이기구는 아마도 온 종일 쉬지않고 돌 것만 같습니다
언제든지 오셔서 타세요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