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4> 빈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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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품 / 이진환
곳간을 들이지 않는 들에는 빛과 색이 있다
어미의 색인
희읍스름한 머리칼은
들판이 그러하듯 등짐을 내려놓아야 보이는 색이다
씨알의 아랫목 같은, 초록을 꿈꾸는 품 안의 빛이다
들판에선 언제나
피고 맺고 익는 계절이 변색을 한다
햇살이 멎는다
남아 있던 봄기운이 근질거려 곁 싹을 터트리는 그루터기에
어떤 빛으로 또 다른 색을 짓는가
시큼 달콤한 색색의 맛을 빚던 뿌리들이
죽은 듯이 사는 것에 각박해질까, 겨울비 내리고
이따금 퍼덕이는 새소리는
언 땅에서 시린 하늘을 밀치는 것들의 숨통이다
새 생명이 드는 빈자리의 온기다
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깃드는 시 느낌이네요
차츰차츰하는 시 입니다
마음에 드는 시입니다
좋은 시 잘 읽고 갑니다
李진환님의 댓글의 댓글

깊어진다는 거
아니다 싶다가도 계절이,
고맙습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고운 시 향기 머물다가 갑니다
감사합니다 건 필하소서
李진환님의 댓글의 댓글

보고
읽고 감사하다는 거 ,,,
나누는 거다.
좋은 날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