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 악녀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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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밝은 촛불이여.
제발, 너무 착한 아이가 되지 말 거라.
교화 못 할 악이 존재한다고 굳게 믿어라.
많은 것을 충분히 경계해다오.
그리고 나 역시도.
- 아무개의 기도 -
어둠 속을 조차 누구한테나 선뜻 굴러갔던 소녀의 달처럼 둥근 마음이 언젠가 우려 느낀 대로 깊은 늪에 빠졌다.
그 늪은, 빅! 거대한.
B, I, G. 보텀. 인플루언스. 갓. 대지의 Mama 품속으로,
땅속에 비수처럼 스며져 간 눈물이 이룬 영역이자
그곳에 가장 오래 거주하고 있던 건
*원죄를 탄생시킨 배신이란 이름의 늪 마왕. 릴리트.
조롱하듯 그레고리안 찬트가 깃든 비탄의 콧노랠 흥얼대며
소녀를 놓아주지 않는다.
*에덴의 뱀을 릴리트로 보는 시각이 있음.
서둘러 물보다 진한 밧줄에 중심이 묶였지만
늪 마왕이 당기자 묶인 덴 저항을 느껴 휘어지고
소녀의 달처럼 둥근 마음은 변형됐다.
전과같이 어떤 면은 그대로 보였을지 모르나
어둠 속을 조차 전방위로 빛을 주던 속성이 갉아져
속은 텅 빈, 두 개의 뿔이 돋아 난 초승달이 된다.
"제발, 너무 착한 아이가 되지 말 거라.
많은 것을 충분히 경계해다오..."
교화 못 할 악은 역시 존재했고
악은 배신으로 숨 쉰다.
소녀한테 세상은 모든 게 아름다웠고
그 모든 것과 사랑에 빠질 수 있었다.
소녀는 신의 축복이면서 동시에 악의 먹잇감이었다.
이제 상처받은 달을 품게 된 소녀가 과연 무얼 노릴까.
뿔이 더 자라기 전에
용도가 맞지 않는 의자 사용법과
키보다 높은 시야, 또
새를 흉내 내는 것.
"제발, 너무 착한 아이가 되지 말 거라.
모든 것과 사랑에 빠질 수 있는
네 빛나는 마음 안에 반드시
어둠의 씨앗을 심는 자가 생길 것이다 "
아담이라 믿었던 자의 배신과
*새 생명한테 저주를 내리는 릴리트,
그리고 성스러운 달빛 궁이 몰락될 걸 염려한
그 아무개의 기도.
자연스런 바람인 줄로 안
악마의 '후' 내쉼에
세상의 촛불 하나가 꺼지자
마치 촛농처럼 그 자리에 남은 건
끈적하고 흰 점액이었고
정작 태어나야 할 것을 잃은 그녀는
스스로 다시 태어났다.
초승달 같은
두 뿔을 가진 채로.
*중세유대신화 or 민간신앙에는
산모나 신생아가 원인 모를 병에 앓으면
올빼미(릴리트)가 다녀갔다고 생각함.
2차창작물로 릴리트를 다룬 것 중 가장 오래된 민간 문헌인
Alphabet of Sirach에는
릴리트로부터 아이를 수호하는 부적이 나오는데
당시 풍습의 일면을 반영한 것으로 추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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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즐김의 태동은 늘상 생명의 환희와 충돌을 일으킵니다
나약함이 일으키는 성스러움도 가세하면 세상은 늘상 혼돈에서의 일어섬과 싸움입니다
생명, 그 환희의 얼개를 놓치지 않겠다는 생물들의 의지, 놀라움과 위대함입니다
헤엄치는새님의 댓글의 댓글

핫. 읽느라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