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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14>허수아비는 왜 시를 쓰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달팽이걸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48회 작성일 16-10-07 01:17

본문


허수아비는 시를 쓰나

 

 

 

새들도 속지 않는다

바람에 속을 뒤집어 보여도

들판에는 댓글 하나 두질 않는다

그딴 거로 참새의 시선을 끌려고 하다니

속아 줄 아량 없는 바람이 눈을 흘긴다

 

외롭다든지 그립다든지 사랑한다 하는

허수에게는 허영이라고 허망이라고  허무라고

강동 허리 잘린 은유가  가슴을 후려치고

바닥에는 찢어진 그림자가 펄럭이다

제풀에 넘어져 버둥거린다

 

다행이라고 나를 속인다 

나를 속일 없기에 아무도 속지 않고 속일  

없다는 것을 은총이라고 나를 속인다 

깊게 눌러 모자 존재의 눈을 쓰디 달이 삼킨다 

 

더욱 다행인 것이 있다고 하늘에 위증한다 다리를 하나만 

주셔서 감사하다고 아무도 속지 않고 속아 주지 않는 

정직하고 들판에서 달아 나지 못하게 말뚝박아 

그리스도의 형주처럼 내가 괴로워도 달아나지 말라고 

죽을 때까지 속여보라고  속아 살라고

 

그딴 거로 네가 감은 하늘이 뜨고 귀먹은 땅이 듣게 하고

누워 잠든 이를 깨울 있는지 새들도 속이지 못하는

그렇게 순수한 한 편 있는지 팔을 벌려 세상을 

안아 보려고 허수아비 들판에 있는 거라고  

추천0

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결코 허수가 아나 실수아비로 거듭 날겁니다
쓰러진 것 일으켜 세워 웃어주세요
시는 자신만이 믿어 줄 수밖에 없더군요
그 시 신뢰를 하게 되면...

달팽이걸음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달팽이걸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나plm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허수아비는 새를 쫓아야 허수아비일진대 어수룩한
허수아비처럼 새들도 웃을
만큼 엉터리 폼으로 서서 둘판에 위태로운 모습입니다
격려 말씀에 힘입어 다시 오똑 서서 바람을 마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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