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앞에서 > 창작시

교육 앞에서/광나루

엄마 저게 화산이야

아니야

그럼 백두산이야

마을 뒷산 정상 벤치에 앉아 땀을 식히고 있는데

여자와 아이가 숨 가쁘게 올라와

멀리 바라보이는 불태산을 가리키며 대화를 나눈다

화산이냐고 묻는 말에는 확실하게 답변을 보냈지만

백두산이야 라고 묻는 말에는 그저 피식 웃으며

여인의 눈꼬리가 힐끗 나를 지나간다

신선함과 자애가 흠뻑 묻어

벌써 여인의 손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겸연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는 아이의 손에는 천진함이 들려 있다

거짓을 말하지만 진심이 숨어 있다

진심은

내가 아는

내가 느끼는 모든 것

비루함을 보이지만

고상함이 숨을 쉬는 곳

울리다가 때로는 웃기면서

산을 옮기고

이름을 달리 부르면서도

하늘에 대하여는 갸륵한

빗나감이 있다면

익힘에 대한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의 잘못일 뿐

그러기에 말없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는

여인의 손은 따스한 햇살이요

고운 싹을 틔우는 손길이다

누구 있어

이 아이의 막힘을

이 여인의 손길을 탓할 수 있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