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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놀러오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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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청산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9회 작성일 16-10-0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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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놀러오셔요"

  글/청산

꼭, 놀러오셔요.
오실땐 기차를 타고 오셔요.
검게 그을려 빛바랜,
뛰이, 슬픈 이별을 알려주던 기찻간에서
오징어, 땅콩을 팔던 
계란장사 아저씨를 꼭 만나셔요.
따스한 옛이야기를 정답게 까먹으며,
추억을 꼭 꼭 씹으며 오셔요.

꼭 , 놀러오셔요.
오실땐 시외버스를 타고 오셔요.
흙먼지 뒤집어 쓴 서러움이 
유리창에 사선으로 흘러내리고,
짝사랑 여고생과 살이 맞닿아 얼굴 붉히던,
푸른 베레모의 여차장을 꼭 만나시고요.
잊혀진 소리가 졸음을 두드리면 얼른 내리셔요.
그 느티나무 정거장에서 
콧노래를 부르며 기다릴께요.

오랜만에 우리 마음, 마음을 잇대고
밤송이의 함박웃음소리를 들으며
모닥불에 그 웃음 구워먹고
밤하늘에 잃어버린 별도 찾고
함께 노래도 불러요
스와니강, 고향생각,
사랑의 세레나데를.

늦은밤,
두터운 밤안개가 우리들의 맨발을 덮어주면,
눈가에 성근 별빛 흘러내리고, 사르르
우리 함께 별나라로 가요. 
잠꼬대도 잠들고, 새벽 이슬 깨어 날 때면
장두감은 벌써 노릇노릇 익어 있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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