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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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을 보다/손성태
배에 물이 차고 다리가 붓고
숨이 턱까지 차올라
어느 누가 내 몸에 둑을 쌓아
내 몸이 저수지가 되었나
만수위다, 얼굴이 퉁퉁 붓고
제방에 금이 퍼지고 몸은 터질 것만 같다
"간경변입니다."
하루하루 위로가 되어준 술, 안주가 그 무엇도 아닌
나의 간이었구나 거만하게, 하루하루
간을 보았구나!
간이 돌아앉은 돌이 된 지금,
간에게 미안하다 위에게 미안하다
내 몸을 지탱하는 무수한 생명체에
미안하다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그냥 가슴이 뭉클해 지는 시입니다.
건강을 지키는 일이라면 뭐든 다 해봐야 겠어요.
많은 걸 느끼고 갑니다.
이 가을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늘 건필하소서, 손성태 시인님.
손성태님의 댓글의 댓글

몸은 정신과 달리 정념의 덩어리라서
늘 조심하고 경계해야한다는
잘못된 가르침을 배워 온 우리들 세대입니다.
몸은 정신에 의존하고
정신은 몸을 보살피는 상호의존적인 사실을
도외시한 벌을 받는 것이지요.
이장희 시인님도 항상 건강에 유의하세요.
고운 발걸음 고맙습니다.^^
고나plm님의 댓글

혹, 현실을 시로 쓰신 거는 아니시죠?
술술 풀어지는 멋진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늦게나마 인사올립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꾸~벅
손성태님의 댓글의 댓글

ㅎㅎ 현실은 맞으면서도 아니구요, 과장된 표현 그리고
시적 진정성을 가진 소회입니다.
충직한 몸의 간곡한 낌새를 알아차리지 못한
오만함에 대한 경고음이지요.^^
주치의 교수님의 청이 있어 시를 짓고
선물로 드리고 퇴원했습니다~
이 시가 환자님들의 쾌유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씀드렸지요.
고나 시인님도 건강할 때 건강 잘 지키세요.~~
고맙습니다.^^
李진환님의 댓글

아공,
올만에 드리는 인사입니다.
한 잔, 하자는 말씀을 드리기가...
손성태님의 댓글의 댓글

선배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여여하시지요?
술만 끊으면 건강이 회복된다는데
이보다 더한 명약이 없을 것 같습니다.
때론..술이 저의 의식을 얽어매는 모든 굴레를
일시에 벗게하여
있는 그대로의 환상적 사실을
인식치 못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좀 더 명료한 의식의 창으로 걷어낼 수도 있으리라 봅니다.
모처럼 뵙는 선배님의 맑은 모습이
저를 환하게 합니다.
늘 건안 건필하시길..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