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훗날 내 미래일지도 몰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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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훗날
내 미래일지도 몰라1
량재석
옆집에 할머니가 담벼락에
기대어 앉아 있네
다리에는 붕대가 감겨 있고
옆에는 구부러진 지팡이도 있어
웬일이냐고 물어보면
침만 삼킬 뿐 말을 안 하네
병원에 가보시라고 말을 건네면
긴 숨을 쉬며 이젠 죽어야지
그 말 뿐이네
자식들은 아느냐고 물어보면
눈물만 글썽인다네
더 보기가 머쓱하여
몸조리 잘 하세요 인사를 하고
돌아 서러는데
여보게 내 말을 들어 보시게
자네도 알겠지만
내가 팔십 평생 일만 했지
맛있는 음식을 먹어봤나
내 돈 주고 옷 한 벌을 사 입어봤나
그 흔한 고기 한 접시 맘 놓고
사 먹지도 못했네
할범은 여자에 미처
콩밭에 풀 한 포기 뽑지 않고
술과 여자에 한 평생을 보내잖아
그래도 자식 크는 재미에
손톱이 다 닿도록 일만 했지
애들이 공부는 제법 해
큰 학교까지 보내것만
늙고 병들어 이리되니
그 한놈도 달려오는 놈이 없어
내 팔자가 이리도 기구한지
우왕좌왕 하소연이 끝이 없네
어제는 큰아들한테 전화해서
얘야 내가 뒷산에서 밤을 줍다가
발을 삐었나 보다 어쩌면 좋겠니
큰아들은 그까짓 거 왜 줍어요
하며 화를 내고
둘째는 엄마 내가 요즘 바빠요
담에 시간을 내서 가볼게요
셋째아들이 하는 말은
지우 어멈하고 상의해서 전화 드릴게요
막내딸은
아예 전화도 안 받는다 하고
그 하소연은 끝이 없더라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노년에 쓸쓸한 일상이 그려지네요
누구나 늙지만, 상황에 따라서 덜 외롭게 지네시는 분도 계시고
혹자는 말년에 소외받는 경우도 계신 것 같습니다
모두가 함께 공존하는 세상!
노인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세상이기를 빌어 봅니다
귀한 글 감사 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처자식은 아깝고 늙어버린 부모는
지겨워하는 세태를 느낍니다.
세월에 장사 없으니 늙어 보라지요.
장례나 제대로 치루어줄지·····
할머니의 넋두리 같은 하소연이 짠합니다.
감사합니다. ^^
은영숙님의 댓글

별들이야기님
시인님의 시를 읽으니 거잣없는 요즘 시대상입니다
훗날 자기들도 그리 당할텐데......ㅎㅎ
그땐 아마도 달나라 여행가서 부모를 버리고 오겠죠......
근본적인 교육이 잘 못 되었어요 한심 합니다
마음으로 울분을 느끼며 감상하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즐거운 휴일 되시옵소서
별 시인님!
댓글 늦어서 죄송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