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선만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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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선만 99
스테이크를 구울 때는
쌘 불에 양쪽 면을 빠르게 익혀야 하지
그래야 육질에 스며든 핏물이 새어나가지 않아.
고기의 단면을 자르고 입속으로 들어 갈 때의
과정은 레스토랑에 들어오기 전
당신이 나와의 약속을 얼마나 잘 지키려고 했는지
고기를 씹는 당신의 그 가식적인 표정에서 알 수가 있지.
대화는 늘 미디움으로 질기지 않게 유도하고 싶지만
질진 지방을 씹다가도 뱉어내지 않고 삼키는
당신의 표정이 드러날 때면 당신은 마지못해서
양보하는 성격으로 보여.
마치 고기의 피 냄새를 숨기려 와인을 붓고
뜨거운 불에 데치는 당신의 화장법과 같이.
이빨에 낀 고기 덩어리를 감추려 웃는 당신의 모습은
살인을 저지르고 ‘태양은 가득히’를 감상하는
영화관의 한 관람객으로 변신해 있을 뿐
당신의 뱃속은 내일 아침에 벌어 질
화장실에서의 고통과 퇴근 뒤에
직장상사에게 희롱을 당한 일을 애써 잊기 위한
표정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
내 생각이 잘못 된 것인가?
미처 새어나오지 못한 한조각 스테이크 육질 속의 핏빛
당신은 그 핏물마저 핥아먹고 싶지만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놓는 이유는
진정 당신이 착해서 인가 아니면
흔하디흔한
이 한여름에 생겨나는 날벌레들인가?
./
댓글목록
신광진님의 댓글

육손 시인님 반갑습니다
고운 시 감상 잘했습니다
이공간 속에서 함께하는 마음이 큽니다
하는일이 있어서 시간에 쫓기다보면
한편의 시를 기다리는것은 멀기만 합니다
시인님 좋은 시간 되세요.^^
잉크결핍님의 댓글

앞에 올렸던 것에 비해 조금 삭막하고 서먹해 보이네요.
개인적으로 이질감때문인지 감흥도 없고,
그냥 흔하디 흔한 잡문성향의 날림 글에 가깝다는 생각을
떨치기가 어렵구요.
고의 비판은 아닌데, 비평도 아니라면, 비방이겠군요.
퇴보를 이루신듯 하네요.
퇴행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테니, ㅎㅎ
시니컬은 시리얼보다 못한 법이죠.
좋은 시란 타인을 향한 시선은 따뜻하되 본인을 향해선 차가울 때 탄생하는 법이죠.
가장 기본이기도 하고..... 긴 말할 소양이 못되어 그만 물러갑니다.
바보는 되지 마시길.
육손님의 댓글의 댓글

정확한 시평에 감사합니다.
모두 맞는 말씀입니다. 그 것은 시 습작생에게 맞는 소중한 조언입니다.
시를 왜 쓸까요?
당선 되기 위해서요? 당선 되면 그 뒤에 무엇을 할까요?
시 쓰기를 가르치는 사람들이 잘못 되었으니 지금 시 문학이 퇴보하는 것입니다.
대중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시는 그냥 당선 되고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는 몇몇 등단 시인을 위하여 시를 쓰는 것이 아닙니다.
대중들을 위하여 시를 써야 합니다.
암튼 소중한 조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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