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모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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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모텔
두 줄 안테나 세우고 살 오른 암컷땅개비가
쬐끄만 신랑을 업고 있다
문득 바람결에 무 이파리 살랑거리며
흔들흔들 업혀 보고 싶다
내 영혼과 육신을 온전히 맡긴 채
한나절 끼니까지 체념해 봤는가
삶보다 가파른
이파리와 이파리 사이
나는 힘 한번 써보지 못한 채
땅개비 뒷발질로
생의 낭떠러지를 뛰어 넘어 봤는가
업어도 신나는
눈물을 업고 입도 뻥긋 않는 땅개비 같은 여자 하나 꼬드겨
내 피곤한 손과 다리를
무 이파리 같은 그녀의 등위에 다소곳이 얹어놓고
호시탐탐 사랑을 꿈꾸고 싶다
햇살이 축복처럼 쏟아지고 잔뜩 발기된 꽁무니
경련이 일고 있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푸른 모텔에서 발기된 꽁무늬가 축복으로 쏟아지는 시향에 제것도 힘껏 흔들어봅니다
ㅎㅎ, 역시 시들시들
회장님이나 회춘하십시요
명절 좔 쇠셨지요
갑장님!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아이고 울 테우리 갑장님 반갑습니다
제가 먼저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덕분에 잘 쇠었습니다 요즘 통 시상도 안 떠오르고 해서
많이 쉬었습니다 이참에 금연을 시도하며
한 달 째 사투를 벌리고 있습니다 ㅎ그 넘이 40년 정들었다고
땡깡을 부렸싸서리,,,,,,,ㅎ
엊그제 무밭에서 무수한 땅개비들을 보았지요
모두들 신랑을 업고 있었습니다
오직 침묵으로 신랑을 업고 있는 땅개비들을 보며
피래미 하나 낚아 왔네요
지금은 100세 시대입니다 갑장님 창창하시니 겁낼 것도 없지요 ㅎ
넵 열쉬미 회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현탁님의 댓글

제목이 참 멋집니다 "푸른 모텔"
시인의 눈은 얼마나 선명한지 벌레도 피해가지 못합니다...ㅎ
따뜻한 마음 놓고 갑니다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참 반갑습니다 현탁님 시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에
박수를 드립니다
저는 주말엔 김포 텃밭에서 삽니다 엊그제 고구마 한 두렁
캐 봤는데요 알이 튼실하고 맛이 좋았지요
텃밭은 거의 꽃밭 수준이지요
텃밭인지 꽃밭인지 모를 ,,,,,ㅎ
산 속에 컨테이너 간이화장실까지 있지요
그곳이 남들은 잘 이해 못하는 소박한 제 힐링 장소지요 ㅎ
눈부신 가을 럭셔리하게 우아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쇄사님의 댓글

땽개비 같은 여자와
푸른 모텔에 들어
새도록
'밤'의 껍질을 벗겨 보고 싶은데,
낮에 개비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서 ..... 궁상에
지지리를 보태고 있습니다,만
잔 맞댈 시간 잡아
선생님의 야설 마저 듣겠습니다.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아쿠 무의대사께서 걸음을 주시다니요
반갑습니다
같은 동네에 살아도 뵙기가 어렵군요
밤의 껍질은 양파 같아서 벗겨도 벗겨도
끝이 없지요 ㅎ
항상 예리한 촉수로 보이지 않는 것들을
찾아내시는 능력에 감탄을 합니다
화가나 음악가가 되었다면 벌써 이름을 떨쳤을 우리 대사님
그만큼 시인의 길은 아득하기만 한 것 같습니다
네 뵐 날이 멀지 않았네요 그때 웃음 한판 벌이지요
항상 파이팅!
탁월한님의 댓글

청량감 넘치는 싱싱한 시어들이
모텔의 외곽을 더욱 푸르게 푸르게
휘감아 오르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건안 하시지요 시인님
참 오랜만에 한 줄 안부로 뵙네요
해밝은 김선근 시인님
늘 성필하시기를 바랍니다.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그러네요 참 오랜만에 뵙습니다 탁문갑 시인님
반갑습니다 저는 상상력이 미천하여
어떤 사물을 보아야 쓰는 스타일이지요
엊그제 무밭에서 땅개비들을 보았지요
유심히 한참 바라보았지요
암컷들은 수컷 땅개비를 업고 침묵으로 오랜시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푸른 것들이 푸른 이파리에,,,,,,,
무 이파리가 마치 푸른 모텔 같았지요
시인님 언제 한번 뵈어야는데 많이 바쁘신가 봅니다
언젠가 그런 날이 오겠지요
따뜻한 걸음에 감사드립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시제로 까만 밤을 푸르게 만드는 힘을 느끼게 합니다.
지난한 삶에서 한줄기 빛처럼 느끼는 순간의 포착이 어쩌면 시를 쓰는 맛과 일치하다는 생각입니다
즐거운 상상을 푸르게 진하게 해보았습니다.
은은한 가을에 짙은 향 뿌리시길 바랍니다 선생님!!!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참 반갑습니다 이종원 시인님
언제나 고요하고 넉넉한 인품은 햇살에 익어가는 가을 들녘처럼
짙은 향기로 다가오십니다
저는 시도 결코 우리네 고달픈 삶을 떠날 수 없다 생각합니다
촘촘히 박힌 애기 무를 솎으면서
철 하나 없을 것 같은, 오직 사랑만을 꿈꾸는 수컷을 업고
묵묵히 침묵으로 있는 저 암컷
마치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았지요
네 오곡이 무르익는 결실의 가을입니다
관심과 사랑에 감사드려요
시인님 언제나 은총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고현로2님의 댓글

재치발랄한 구.회장님 화이팅입니다.
건강하시고 건필하세요^^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창작방에 발랄 통쾌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시는
고현로 시인님 참 반갑습니다 잘 계시지요
오랫동안 시를 멀리했는데 예기치 못한 땅개비를 보고
졸시로 써봤습니다
땡볕에 짜증날 법도 하지만 세상모르고 푼수 같은 수컷을 등에 지고
짜증 한번 부리지 않는 암컷이 어찌나 기특하던지요
수컷은 꼭 제 모습이고요 ㅎ
가끔 시인님의 코골던 모습이 어른거린답니다 ㅎ
생각만 해도 참 재미있으신 시인님
멋진 가을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