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용秋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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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용秋容 / 테우리
내게도 자나 깨나 깨가 쏟아진 적이 있었을까
어느덧 맹물조차 시들해진 좀쥐오줌풀처럼
질금질금 썰어먹는 난,
이미 건조해버린 계절의 생각을 어르고 달래는
김 샌 노을빛이다
노릇노릇이 흐릿흐릿으로 탈색하는 가운데 흔들리며 얼씬거리는 사이시옷과 숱한 쌍시옷의 문장들 속에서
밤새 애태우며 눌어붙어버린 어간을 물에 불려 되씹듯 아침마다 누룽지나 오물거리는 난,
불같은 성질마저 거진 태워버린 중성기*지만
영혼의 냄새만큼은 불린 나잇살만큼 더욱,
고소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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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축인 소를 구분해서 부르는 제주어 명칭
불알을 까지 않은 ‘부룩소’를 <부랭이>로
불알 깐 ‘악대소’를 <중성기>라 부릅니다
댓글목록
쇄사님의 댓글

쥐오줌풀에 왜 '좀'을 붙였을끼?
'오줌 누고 가자'가 아니라 '오줌 좀 누고 가자'고 할 때처럼 뭔가 부드러운 청유일까.
아니면 단순히 '조금' 작다는 뜻일까?
이러저러 사소한 것에 괜히 눈길 가는
다시 가을입니다. 두루두루 알차게 수확하시길 바랍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글쎄요
아마 쥐보다 더 좀벌레처럼 잘잘하다는 뜻이겠지요
아니면 말고 ㅎㅎ
아래는 비바람이 심합니다
가을 만끽하세요
감사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불알, 불의 알? 이던 때가 분명 있었으니
추억 내지는 기억을 씹어보는 것
아니겠습니까?
처음부터 악대소였다면, 평생 여물이나
씹었을 터 ‘추억 없는 소’ 가 되었을 테지요.
그나저나 추석은 잘 지내셨는지 늦은
안부를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
김태운.님의 댓글

부랭이엿을 적이 그립습니다
중성기가 되니 살만 디룩디룩입니다
추석이야 무사하게 지났지요
하마터면 부랭이 아들과 씨름할 뻔햇지요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