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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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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광나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9회 작성일 16-09-10 13:18

본문

푸른 하늘/광나루

 

계단을 내려오고 있는

내 발에 감사함이 전해온다

 

한 걸음 움직일 때마다 온 신경을 곤두세워

걸음마를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하는 어린아이처럼

걷고 있는 발길이 내 곁을 지나고 있다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온 몸을 부르르 떨며

얼굴에 그려진 만상이 고통을 누르고 있다

몸부림치는 삶의 의지

 

한 때는 마음속에 보름달을 키웠을 텐데

내리쉬는 한 숨 소리에 가슴이 미어진다

 

삶이라는 것이

햇살 쨍쨍 내리 쬐다가도

갑자기 폭풍우 몰아치면

걷잡을 수 없는 구렁텅이로 떨어지는 것을

방 안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가라앉는 내 하늘이라면

단장한들 무슨 소용 있으리

 

그러나 쥐어

놓지 않는 의지 있기에

달님은 차마 그의 곁을 떠나지 못하고

하늘은 차마 그를 몽땅 덮지 못하고

몸부림치는 발등에 힘을 싣고 있다

 

펄펄 날듯 뛰지는 못해도

천천히 난간을 잡으면서 걷는 나의 발길

행여 너를 미워했던 것

친절이라는 것조차

어둠이 되어 너의 가슴을 억눌렀다면

그 화살 내게로 돌아오리니

 

인생은 슬프고

고난의 길이지만

내려오는 계단이 있어 마음도 함께 내려와

하늘은 늘 푸름을 간직하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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