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6, 대숲의 노래 2 /秋影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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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6, 대숲의 노래 2 /秋影塔
우물을 덮을 듯 우거진 대숲에서는 가끔 우물의
앓는 소리가 난다 아니지, 내가 잘못 들었는지도 모르는
그 소리는 어쩌면 절정의 순간에만 터져
나오는 신음인지도 몰랐는데
여인들이 물을 긷고, 바람 또한 세차게
댓잎을 흔들 때마다 댓잎의
바람 어르는 소리, 검푸른 우물바닥에서
올라오는 물소리, 썩은 영혼의 뼈를 뿌리칠 때
내지르는 바람의 비명,
바깥 세상의 모든 질서를 파괴하며 서로를 애무하는
댓잎의 소리
고독을 덧씌운 환멸과, 자아의 탯줄을 끊고
오직 바람에만 의존하는 기억으로 흔들리는
대숲의 고뇌를 나 또한 기억하는 것이어서
초록뿐인 망각의 문을 열어보는 것인데
물 긷는 소리 뚝 그치고, 댓잎 갈리는 소리
또한 모두 우물 속으로 기어들어가면
대숲의 영혼들은 독백으로 엮은 LP 판을 돌리고,
아득해진 판타지로 사라지는 대숲의 노래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오늘은 대숲에서 내는 우물의 소리가 항아리에서 벌컥 뒤집히는 고뇌의 소리로 비칩니다. ㅎ
갑자기 항아리가 바람 같이 사라져버려서, ㅜㅜㅜ
대숲에서 벌어지는 판타지
잘 감상했습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맨날 항아리만 두드리며 살수는
없지요.
이 바람 좋은 가을날, 대숲에도 가고
갈대, 억새 숲도 가보고,
발바닥 좀 닳아야겠지요? ㅎㅎ
태우리님은 도대체 어디까지 따라오실
겁니까? 엄청 궁금해지네요. ㅎㅎ
다음엔 또 딴 데로 갈 요량인데······
감사합니다. ^^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궁금하신 것 우선 고쳐놓겠습니다
태우리--------------> 테우리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아우! 이런 결례를····
남의 집 문패를 바꾸다니요.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시력이 너무 안
좋아서 ‘ㅔ’와 ‘ㅐ’를 가끔 혼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양해해 주시겠지요?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추시인님 요즘 계속 멋져요
좋은글 잘 읽고 있습니다
그런 소재가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하고 부럽습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글은 글 속에 있고, 소재는 소재 속에
있다면 말이 안 되겠지요?
주위를 둘러ㅗ면 모든 게 소재이며
또한 시인 것을.
조금만 생각을 바꾸어 보시면 제 말이
이해가 되실 겁니다.
감사합니다. 별들이야기님! ^^
두무지님의 댓글

남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대숲에 우물,
그 자체가 시일 것 같은 풍경이 떠 오릅니다.
북서풍이 불면 대숲에 바람소리,
해가 지면 언젠가 싶게 그치는,
대숲에 우물은 날이 가물어도 줄지 않고
그러한 풍경이 떠 오릅니다.
건필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우물이 없더라도 대나무 숲은 신비의
공간입니다. 사철 노래가 그치지 않는 공간,
어려서는 감나무와 대숲이 있는 집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꼭 무슨 이야긴지 해 주는 듯한 댓잎의 소리,
약간은 귀기스러우면서도 아늑한 밀실
같은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두무지님! ^^
은영숙님의 댓글

추영탑님
안녕 하십니까? 반갑고 반갑습니다 우리 시인님!
고운 시를 즐겁게 감상 하고 갑니다
헌데 씨리문 안에 대나무 숲에 항아리에......
방문좀 하려는 디?! 아이고야?? 무서라
대숲에서 판타지까지 들리면 귀신 소리인가 하고
혼절 할까봐서 망서려 봅니다 ㅎㅎㅎ
멋진 시를 보고 대나무 보러 한 낮에 방문 할께요
간이 콩알이거든요 ㅎㅎ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고운밤 되시옵소서
추영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간이 콩알만 하면 단련이 필요합니다.
단련이란 별게 아니어서 자정에 대숲에
혼자서 들어가는 겁니다.
좀 무섭긴 하겠지만 간은 점점 커져서
다음부터는 밤낮으로 들랑거려도 하나도
무섭지 않게 될 거야요. ㅎㅎ
한 번 실습해 보시기를 권하면서,
방문 감사드립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