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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내리는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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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50회 작성일 16-09-02 03:19

본문

비루하지 않은 삶이 있으랴
내 몸 하나 뉘어 하늘을 본다
천장의 꽃문양처럼 나도 훨훨
날아 보고 싶던 그 한때도 있었는데

빛바랜 사진첩에 그리움을 접어두고
내 눈에 눈물이 그리움을 말려
가슴속에 강물이 등을 보이면
그리운 이가 산이 되어
내 두 눈 뒤 거울 속에 산다

사랑은 애증의 그림을 버렸다
땅에 발을 묶은 갈꽃의 이는 바람
애 닮다 몸을 뒤척이던 밤에
베개를 고쳐 베는 청춘이 부질없다

이 가을 들녘에 국화꽃을 말려두고
찻잔에 가둔 향기는 마시지 않기로 한다
가을 소식을 전해 줄까
꽃을 피우는 바람이 시들하다

같은 하늘 아래 어디 사랑이 이뿐이었으랴
눈물의 곡절을 아는 새가 산에 들고
오도 가도 못하는 나무가 숲이 되고
산이라 부르면 등고선이 굽어 밤에 든다

그대는 천장속에 빛바랜 사랑이었나 보다
그렁그렁 하늘이 제 울음소리를 가두는 새벽
유리창에 아로새긴 창살의 문객이
벼락을 맞아 벽지의 꽃문양에 꽂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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