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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계절 속에 피어나는 꽃은 바로 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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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751회 작성일 16-08-29 22:14

본문


  내 계절 속에 피어나는 꽃은 바로 너였다


  정민기



  나는 맥주 거품을
  물거품처럼 생각했다

  맥주 한 캔을
  홀짝, 마시다가
  삐딱한 마음이 되었다

  횟집에서 회 한 접시를 추가한
  그녀는 내 물거품을
  잔뜩 취해버린 듯 마셨다

  그녀의 마음이
  백색의 물거품으로 변했다

  너는 푸르기도 했었고
  밤하늘에 네 눈동자가 반짝였다

  나뭇잎이 바람에 날아와
  내 발 밑에 멈추었다

  우윳빛 파도는 여전히
  물거품을 남기고 있었다

  밤기차를 타고
  그댈 향한 사랑이
  어디론가 가고 있다

  내 마음에서 거침없이
  일렁거리는 달빛이
  그녀의 그림자를 만들었다

  코스모스가 피어난 들길을 걸으면
  내 마음에 거울처럼 어리는
  그녀가 떠오르곤 했다

  아직은 낯선 듯
  가을 낯빛이 불그스름하다

  가을바람 소리에
  유리 같은 별이 찰랑거린다

  그녀의 눈빛을 떠올리면
  흰 눈이 내리는
  겨울처럼 포근해진다

  나는 너를 기억하고, 또 기억하고
  종이학이 떼로 날아가는 모습을 그렸지
  내 계절 속에 피어나는 꽃은 바로 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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