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택한 고집스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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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헉거리며 오르는 등산로 옆
뱀이 벗어버린 허물이 돌과 돌사이
선녀가 걸쳐놓은 옷처럼 가지런하게 늘려있네
허물 벗은 넌 숨길 수 없는 사실은 누드
발가벗은 몸 더듬고 있는 더듬이에
파르르 떨고있는 피부를 가진 너에게 말한다
심장에서 막 나온 깨끗한 동맥이 줄달음치며
그 모습만 사랑한다며 낼름거리는 혓바닥 숫자만큼
걷지말고 뛰어와 나에게 키스 해줘
너에게서 도피하지 못하게 남아있는
미련으로 내 몸 감싸 그리고 쪼여
숨머지는 순간 독으로 내 몸 파고들어
심장으로 바로 들어가 그럼 놀란 심장이
약먹은 병아리처럼 노랗게 탈색될 쯤
그 때 내 입 너의 키스로 막아 토하지 못하게
그리고 서서히 추억,그리움,보고픔을 잡아먹어
그리고 후에 세상이 보고 싶다면
배꼽으로 기어나와 눈물 담긴 탯줄 감고
이것이
내가 선택한 고집스런 미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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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추영탑님의 댓글

허물 벗은 뱀과의 독백 같은 대화, 조금은
낯설군요.
요즘에는 뱀 허물 보기도 쉽지 않습니다.
어렸을 적에는 탱자나무 위에 길게
늘어져 있는 구렁이 허물, 많았지요.
뱀도 어쩌면 추억, 그리움, 보고픔을
잡아먹고 후세를 예지하는 미련?
감사합니다. ^^